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亡國之音

2013.02.01 10:26

홍석균 조회 수:3357

亡(망할 망)國(나라 국)之(의 지)音(소리 음)
멸망한 나라의 음악, 또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나쁜 음악이라는 뜻이다.
음란하고 사치한 음악이나 애조 띤 음악을 가리킨다.


춘추 시대 위나라 영공이 진나라 평공을 만나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다가 날이 저무는 바람에 복수 물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밤이 되자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려왔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가락이었다.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도 남을 만큼 참으로 아름답고 애절한 음악이었으므로, 영공은 수행 악사인 사연을 보고 말했다.
"한번 듣고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음율이다.
잘 베껴 두어라."
이윽고 진나라에 도착한 영공은 평공의 융숭한 환대를 받았다.
서로 선물을 주고받은 다음 성대한 연회로 이어졌고, 평공은 자기네 일류 악사들을 동원해 영공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진나라 악사들의 음악이 끝나자, 영공이 평공을 보고 자랑삼아 말했다.
"오는 도중에 복수 가에서 새로운 음악을 얻었소이다.
한번 들어보시지요."
그런 다음 사연으로 하여금 문제의 음악을 탄주하도록 했다.
이 때 진나라에는 사광이라는 음악가가 있었는데, 그의 연주는 학이 날아와 춤을 추고 구름도 몰려온다고 할 정도의 
명인이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한동안 듣고 있던 사광은 갑자기 사연의 탄주를 중지시켰다.
"아니, 왜 그러는가?"
평공이 의아해서 묻자, 사광은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전하, 이 곡은 망국의 음악입니다.
끝까지 들으시면 큰일납니다."
그 말에는 평공뿐 아니라 영공까지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망국의 음악이라니?"
"옛날 은나라에 사연이란 음악가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당시 폭군이던 주왕에게 신성백리라는 음란하고 사치한 노래를 지어 바쳤는데, 방금 이 음악이 바로 
그 신성백리인 것입니다.
주왕은 이 음악에 심취되어 주지육림 속에 파묻혀 있다가 결국 주나라 무왕에게 참혹한 죽임을 당했고, 나라까지 망하고
말았지요.
사연은 거문고를 안고 복수에 뛰어들어 죽었는데, 그 이후로 밤만 되면 이 음악이 복수 가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망국의 음악이라고 무서워하며 그 쪽을 지날 때는 귀를 꼭 막는다고 합니다."
사광의 이야기가 끝나자, 평공은 픽 웃었다.
"그럴듯한 이야기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음악에 불과하다.
한낱 음율에 무슨 그런 조화가 따르랴."
그리고는 사광의 간곡한 반대를 무릅쓰고 사연으로 하여금 신성백리를 끝까지 탄주하도록 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사광더러 이보다 더 슬픈 노래를 들려 달라고 명했다.
밥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평공이었다.
왕명에 어쩔 수 없이 거문고를 잡은 사광은 청치란 곡을 탄주했는데, 갑자기 검은 학들이 남쪽으로부터 날아와 대궐 지붕
용마루에 앉았다.
그것을 본 평왕이 다시 한번 탄주를 명함에 따라 사광이 거문고 줄을 퉁기자 학들은 나란히 열을 지어 섰고, 세번째 
탄주에서는 목을 뽑아 우짖으면서 너울너울 춤을 추기 시작했다.
"좋다!.
그보다 더 슬픈 곡을 뜯도록 하라."
신바람이 난 평공은 그렇게 명했고, 사광은 체념한 듯 청각이란 곡을 들고 나왔다.
그러자 첫 번째 탄주에서 서북쪽으로부터 검은 구름이 몰려왔고, 두 번째 탄주에서는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기왓장과 그릇들이 날아서 깨지고 휘장이 찢어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 지경에 이르자 아무리 음악을 좋아하는 평공도 혼비백산하여 숨지 않을 수 없었고, 연회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진나라는 삼 년이나 가뭄이 들어 백성들은 무수히 굶어죽었고, 평공도 불치병에 걸려 무진 고생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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