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LAND

한국어

Knowledge

오늘:
772
어제:
289
전체:
769,349

半面之交

2013.03.14 11:59

홍석균 조회 수:3552

半(절반 반)面(낯 면)之(의 지)交(사귈 교)
일면짜리도 못되는 교분이란 뜻으로, 서로 겨우 알기만 할 뿐 아직 교제가 긴밀하지 못한 사이를 말한다.
 
하남 땅에 응봉이란 학자가 살았다.
어려서부터 워낙 총명하고 기억력이 뛰어나서 한번 본 물건이나 읽은 글, 그리고 경험한 일은 하나도 잊어버리는 법 없이
다 기억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20살 때, 팽성 태수를 만나러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마침 태수가 갑작스러운 일로 멀리 출타한 뒤라서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낭패가 있나!"
응봉이 난감해 하고 있을 때, 하급 관원 한 사람이 방에서 얼굴만 비죽 내밀고 물었다.
"대인을 무슨 일로 만나려고 하오?"
응봉은 대강 용건을 설명했다.
"보다시피 대인께서 여행 중이시니 안 됐구려.
나중에 내가 말씀을 전해 올리리다."
이렇게 말한 관원은 고맙다는 인사도 받기 전에 문을 닫아 버렸다.
그래서 응봉은 헛걸음만 하고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후, 응봉은 노상에서 어떤 사람을 발견하고 반색을 하며 말을 걸었다.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퍽 오랜만입니다."
느닷없이 반가운 얼굴로 반기는 응봉을 보고 상대방은 눈이 둥그레졌다.
"아니, 누구신데 이렇게...."
"나를 모르시겠습니까?
하기야 나하고 노형은 반면지교 밖에 없으니 무리도 아니지요.
노형께서는 옛날 팽성 관아에 계시지 않았소?"
"그런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아시오?"
"내가 그 때 태수 대인을 만나러 갔다가 그분이 마침 멀리 떠나고 자리에 없어 헛걸음만 했지요.
그런데 노형께서 나한테 친절히 몇 마디 말을 붙여 주셨지 않습니까."
응봉이 생생한 기억을 되살려 이렇게까지 말했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신궁이 되는 비결 셀라비 2014.10.01 84579
236 栢舟之操 [1] 홍석균 2013.03.24 3614
235 百戰百勝 홍석균 2013.03.23 3499
234 일이 즐거울 때 인생은 기쁨이다. 이규 2013.03.22 3286
233 白玉樓 홍석균 2013.03.21 3530
232 결단하면 신이 돕기 시작한다. 이규 2013.03.21 3520
231 白眼視 [1] 홍석균 2013.03.20 3501
230 견디기 힘든 것은 좋은 날씨의 연속이다. 이규 2013.03.20 3455
229 伯牙絶鉉 홍석균 2013.03.19 3561
228 신발 정리 이규 2013.03.19 3621
227 낙담하지 말라 이규 2013.03.19 3475
226 百發百中 홍석균 2013.03.18 3437
225 白眉 홍석균 2013.03.18 3402
224 많이 주는 자가 부자이다. 이규 2013.03.18 3536
223 斑衣戱 홍석균 2013.03.16 3726
222 伴食宰相 홍석균 2013.03.15 3722
221 적응은 무서운 체념을 부른다. 이규 2013.03.15 3461
» 半面之交 홍석균 2013.03.14 3552
219 진정한 행복은 남에게 베푸는 데서 온다. 이규 2013.03.14 3711
218 盤根錯節 홍석균 2013.03.13 3475
217 만물은 성하면 반드시 쇠하기 마련이다 이규 2013.03.13 3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