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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목사(端沐賜)는 위(衛) 사람이고 자를 자공(子貢)이라 했다. 공자보다 31년 어렸다.

자공은 말을 너무 잘 해서 공자가 늘 그 언변에 대해 억제하곤 했다. 공자가 “너와 회 누가 더 나으냐?”라고 물었더니 “제가 어찌 감히 회를 넘보겠습니까? 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지만, 저는 하나를 들으면 둘 밖에는 모릅니다.”라고 대답했다.


자공이 수업을 받고 난 뒤 “저는 어떤 사람입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너는 그릇이니라.”라고 했다. “어떤 그릇입니까?”라고 묻자 “ (종묘 제사에 쓰는) 호련(瑚璉)이니라.”라고 했다.

진자금(陳子禽)이 자공에게 “중니(仲尼)는 어디서 배우셨습니까?”라고 묻자 자공은 이렇게 말했다.

“문왕과 무왕의 도가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고 인간 세상에 있어 어진 사람들은 그것의 근본을 알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작은 것을 이해하고 있으니 문왕과 무왕의 도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는 어디서든 배우실 수 있거늘 어찌 정해진 스승이 있겠습니까?”

또 “공자께서 가시는 나라마다 꼭 그 정치에 대해 들으십니다. 요구하신 것입니까, 그 쪽에서 알려준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자공이 “선생님께서는 온화, 선량, 공경, 절제, 겸양으로 알고자 하는 것을 들으십니다. 선생님께서 요청하시더라도 대개는 다른 사람들이 요청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자공이 “부유하면서 교만하지 않고,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괜찮다만 가난하면서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 예를 좋아하느니만 못하다.”라고 했다.

전상(田常)이 제에서 난을 일으키고자 했으나 고씨(高氏), 국씨(國氏), 포씨(鮑氏), 안씨(顔氏)가 두려워 군대를 옮겨 노를 정벌하려고 했다. 공자가 이를 듣고는 문인 제자들에게 “무릇 노는 조상의 무덤이 있는 부모의 나라이다. 나라가 이렇게 위기에 놓였으니 얘들아 어찌 나서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자로가 나서길 청했으나 공자가 자로를 말렸다. 자장(子張)과 자석(子石)이 나서기를 청했으나 공자는 허락하지 않았다. 자공이 가길 청하자 공자가 허락하여 마침내 가게 되었다.

(자공이) 제에 이르러 전상에게 이렇게 말했다.

“군께서 노를 정벌하려는 것은 지나칩니다. 대저 노는 정벌하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그 성벽은 얇고 낮습니다. 그 해자는 좁고 얕습니다. 그 국군은 어리석고 어질지 못하며, 대신들은 위선적이고 쓸모가 없으며, 그 인민들은 군대와 관련한 일을 싫어합니다. 이런 나라와는 싸울 수 없으니 군께서는 오를 정벌하느니만 못합니다. 대저 오는 성이 높고 두껍습니다. 해자는 넓고 깊습니다. 무기는 날카롭습니다. 인재는 넘칩니다. 날카로운 무기와 정예병이 모두 그 안에 있고, 또 현명한 대부가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나라는 정벌하기 쉽습니다.”

전상이 화가 나서 얼굴색을 바꾸며 “그대가 어렵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쉽고, 그대가 쉽다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어렵소. 이런 말로 이 전상을 가르치려드니 무슨 까닭입니까?”라고 했다. 자공이 이렇게 말했다.

“신이 듣기에 근심이 안에 있으면 강한 자를 공격하고, 걱정이 밖에 있으면 약한 자를 공격한다고 합니다. 지금 군의 근심은 안에 있습니다. 제가 듣기에 군께서는 세 번 봉해졌음에도 세 번 다 성사되지 못한 것은 찬성하지 않는 대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군께서 노를 격파하고 제의 땅을 넓히려 하시는데, 싸워 이기면 군주를 교만하게 만들고, 나라를 깨면 신하들을 귀하게 만들 뿐 군의 공은 없습니다. 그러면 군주와의 관계는 갈수록 멀어질 것입니다. 군께서 위로 군주의 마음을 교만하게 만들고 아래로 신하들을 방자하게 만들어 놓고 큰일을 이루려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무릇 위가 교만해지면 방자해지고, 신하가 교만해지면 다툽니다. 이러면 군은 위로는 군주와 사이가 벌이지고, 아래로는 대신들과 다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제에서의 군의 입지가 위태로워집니다. 그래서 오를 정벌하느니만 못하다고 한 것입니다.

또 오를 정벌하여 이기지 못하면 인민들은 밖에서 죽고 대신들은 안에서 텅 비게 되니 군으로서는 위로는 대적할 강력한 신하가 없고, 아래로는 인민들의 책임 추궁이 없게 됩니다. 군주를 고립시키고 제를 통제할 사람은 군뿐입니다.”

전상은 “그대의 말이 옳소. 하지만 우리 군대가 노로 떠났는데 그곳을 떠나 오로 간다면 대신들이 나를 의심할 것인데 어쩌란 말이오?”라고 했다. 자공은 “군께서는 병사들을 멈추고 공격하지 마십시오. 신이 오왕에게 가서 노를 구하고 제를 공격하도록 하겠습니다. 군께서는 그 참에 군대로 맞아 싸우시면 됩니다.”라고 했다.
전상이 이를 허락했고 자공은 남쪽으로 가서 오왕을 만나 이렇게 유세했다.

“신이 듣기에 왕은 다른 사람의 후대를 끊지 않고, 패주는 강적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천근의 무게도 미세한 무게 때문에 달라집니다. 지금 만승의 제가 천승의 노를 탐내 오와 힘을 겨루려 하니 왕께 위협이 될 듯합니다. 그러니 노를 구원하는 것은 명성을 드러내는 일이고, 제를 토벌하는 것은 큰 이익입니다. 이로써 사수 주변의 제후들을 안심시키고 포악한 제를 토벌하여 강력한 진(晉)을 굴복시킨다면 이보다 더 큰 이익은 없을 것입니다. 명분상 망할 노를 존속시키고, 실제로는 강력한 제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이니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왕은 “좋소. 하지만 내가 일찍이 월과 싸워 회계(會稽)로 몰아넣은 적이 있소. 월왕이 수고롭게 병사를 기르면서 내게 보복할 마음을 갖고 있소. 그러니 그대는 내가 월을 정벌한 다음 그대 말을 따를 때까지 기다리시오.”라고 했다. 자공은 “월의 힘은 노만 못하고, 오가 강해도 제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왕이 제를 놔두고 월을 정벌한다면 제는 이미 노를 평정한 다음일 것입니다. 게다가 왕께서는 망할 나라를 구하여 대가 끊어지지 않게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시면서 작은 월을 치려는 것은 강한 제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이는 용기가 아닙니다. 무릇 용기있는 자는 어려운 일을 피하지 않으며, 어진 자는 약속을 저버리지 않으며, 지혜로운 자는 시기를 잃지 않습니다. 왕은 남의 후대를 끊지 않음으로써 그 대의를 세우는 것입니다. 지금 월을 존속시킴으로써 제후들에게 어짊을 보이고, 노를 구하고 제를 쳐서 진(晉)나라에 위압을 가하면 제후들이 틀림없이 서로를 이끌고 오에 조회하여 패업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왕께서 그렇게 월이 걱정된다면 신이 동쪽으로 가서 월왕을 만나 군대를 내어 따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월은 비게 되고 명분상 제후를 거느리고 정벌하는 것이 됩니다.”라고 했다. 오왕이 크게 기뻐하며 바로 자공을 월로 보냈다.

(자공이 온다는 소식에) 월왕은 길을 청소하고 교외까지 나와 맞이하고는 몸소 수레를 몰아 객사에 이르러 “이 궁벽한 나라에 어찌 대부께서 이렇게 거창하게 왕림하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자공은 “최근 제가 오왕에게 노를 구원하고 제를 치라고 하였더니 그 뜻은 그렇게 하고 싶은데 월이 두려워 ‘내가 월을 토벌한 다음이라면 가능하겠소’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월이 깨지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대개 보복할 마음도 없는데 남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은 졸렬한 짓이요, 보복할 마음을 갖고 있는데 그것을 알게 하는 것은 위태로운 짓이며, 일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앞서 소식이 새어나가면 위험합니다. 이 세 가지는 일을 하는데 있어서 큰 걱정거리입니다.”라고 했다.

구천이 머리를 조아리고 절을 하며 “제가 일찍이 힘을 헤아리지 못하고 오와 싸웠다가 회계에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 고통이 골수에 사무쳐 낮밤없이 입술과 혀가 바짝바짝 타들어갑니다. 그러니 오왕과 함께 죽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라고 하면서 자공에게 물었다. 자공은 “오왕은 위인이 사납고 포악하여 신하들이 감당하지 못합니다. 나라는 계속된 전쟁으로 피폐하고 병사들은 견디지 못합니다. 백성들은 위를 원망하고 대신들은 안에서 다른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오자서는 바른말을 하다가 죽었고, 태재 백비가 일을 주무르며 군주의 잘못에도 순종하여 자신의 사사로움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이는 나라를 망치는 통치입니다. 이제 왕께서 군대를 내어 오를 도움으로써 그 뜻에 따르고, 많은 보물로 그 마음을 사고, 몸을 낮추어 겸손한 말로 한껏 예를 차리면 틀림없이 제를 토벌할 것입니다. 오가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왕의 복이 됩니다. 싸워 이기면 틀림없이 군대를 진(晉)으로 몰고 갈 것입니다. 그러니 신이 북쪽으로 가서 진의 국군을 만나 함께 오를 공격하게 하면 분명 오를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정예병이 전부 제에 있거나 진에서 곤경을 치르고 있을 때 왕께서 피폐한 오를 제압하면 오의 멸망은 필연적입니다.”라고 했다.

월왕이 몹시 기뻐하며 허락했다. 자공에게 금 100일(약 2천 냥)과 검 한 자루, 좋은 창 두 자루를 주었다. 자공이 받지 않고 바로 떠났다.

(자공이 월에서 돌아와) 오왕에게 “신이 삼가 대왕의 말씀을 월왕에게 알렸더니 월왕이 몹시 두려워하며 ‘이 몸이 불행하게도 어린 나이에 선친을 여인데다 힘도 강하지 못하면서 오에 죄를 지었습니다. 군대는 패하고 몸은 욕을 당해 회계에 깃들여 살다보니 나라는 폐허가 되고 말았습니다. 대왕의 은혜에 힘입어 제기를 받들어 제사를 드리게 되었으니 감히 죽어도 잊지 못할 일인데 어찌 딴 마음을 품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닷새 뒤 월은 대부 문종(文種)을 오왕에게 보내 절을 하며 이렇게 말하게 했다. “동해의 충성스러운 신하 저 구천이 사신 문종을 보내 감히 (대왕의) 신하들과 친분을 맺고 좌우 사람들에게 묻고자 합니다. 지금 대왕께서 대의를 앞세워 강한 자를 토벌하여 약자를 구하고, 포악한 제를 압박하여 주 왕실의 친족(노나라)을 위로하려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청하옵건대 나라 안의 병사 3천을 모두 출병시키고자 하오며, 저 또한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어 화살과 돌을 앞장서서 받고자 하옵니다. 월의 미천한 신하 문종에게 선조들의 보물과 갑옷 20벌, 굴려의 창, 보광의 검을 바치게 하오니 이로써 장병들을 치하하옵소서!”라고 했다.

오왕은 매우 기뻐하며 자공에게 이 일을 알리면서 “월왕이 몸소 과인을 따라 제의 정벌에 나서겠다는 괜찮겠소?”라고 했다. 자공이 “안 됩니다. 남의 나라를 텅 비게 하고 사람들을 모두 동원하여 그 군주를 따르게 하는 것은 대의가 아닙니다. 군께서는 예물을 받고 군의 출정을 허락하시되 그 군주는 사양하십시오.”라고 했다. 오왕이 허락하고는 월왕의 출정은 사양했다. 이에 오왕은 아홉 개 군의 병사를 징발하여 마침내 제를 토벌하러 나섰다.

자공은 바로 진으로 가서 진의 국군에게 “신은 사전에 생각을 정해 놓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일에 대응할 수 없고, 병사를 미리 훈련시켜 놓지 않으면 적에게 승리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제가 오와 싸우려 합니다. 오가 싸워 이기지 못하면 월이 그 틈에 난을 일으킬 것이 틀림없고, 제와 싸워 이기면 그 군대가 진으로 쳐들어 올 것이 분명합니다.”라고 했다. 진의 국군이 크게 두려워하며 “그렇다면 어찌 해야 하오?”라고 했다. 자공이 “무기를 정비하고 병사들을 쉬게 하면서 기다립시오.”라고 하자 진의 국군이 받아들였다.

자공은 물러나 노로 돌아왔다. 오왕은 과연 제의 군대와 애릉(艾陵)에서 싸워 제의 군대를 대파하고 장수 일곱의 병사들을 포로로 잡았다. 그리고는 군대를 돌리지 않고 과연 진으로 군사를 진격시켜 진과 황지(黃池)에서 서로 만났다. 오와 진은 힘을 겨루었다. 진이 오를 쳐서 오의 군대를 크게 물리쳤다. 월왕이 이를 듣고는 장강을 건너 오를 습격하여 도성 7리 밖에 군대를 주둔시켰다. 오왕이 이 소식을 듣고는 진을 떠나 돌아와서는 월과 오호(五湖)에서 싸웠으나 세 번 싸워 세 번 모두 이기지 못하여 성을 지키지 못했다. 월이 마침 왕궁을 포위하여 부차를 죽이고 그 재상(백비)도 죽였다. 오를 격파한 지 3년 뒤 월은 동방에서 패주가 되었다.

자공이 한 번 나서자 노가 보존되고, 제가 혼란에 빠지고, 오가 깨지고, 진이 강해지고, 월이 패주가 되었다. 자공이 한 번 사신으로 나가자 형세가 깨어져 10년 사이에 다섯 개 나라 모두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자공은 사고팔기를 잘 하여 시세의 변동에 따라 물건을 회전시켰다. 남의 좋은 점을 칭찬하길 좋아했지만 남의 잘못을 감출 줄도 몰랐다. 일찍 노와 위에서 재상을 지냈고, 가산이 천금에 이르렀다. 제에서 일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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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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