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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양저(司馬穰苴)는 전완(田完)의 후예다. 제(齊)나라 경공(景公) 때 진(晉)나라는 아(阿)나라, 견(甄)나라를 공격하고, 연(燕)나라는 하상(河上)을 침범하여 제나라 군대가 잇따라 패하자 경공이 이를 걱정했다.


이에 안영(晏嬰)이 “양저는 비록 전씨(田氏)의 서자지만 그 사람의 문무가 사람을 따르게 하고 적을 위협할 수 있으니, 국군께서 한 번 시험해보시기 바랍니다.”라며 전양저를 추천했다. 경공이 양저를 불러 군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는 크게 기뻐하며 장군으로 삼아 병사를 거느리고 연나라와 진나라의 군대를 막게 했다.


양저는 “신은 본래 미천하지만 국군께서 평민의 무리에서 저를 발탁하시어 대부 윗자리에 올리셨으니 사졸들이 따르지 않고 백성들은 믿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미천하고 권력은 가벼우니 원하옵건대 국군께서 총애하시고 나라가 존중하는 사람으로 군을 감독하게 해주시면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경공은 이를 허락하고 장고(莊賈)에게 가도록 했다.


양저가 인사를 드리고는 장고와 “내일 해가 중천에 떴을 때 군문에서 만납시다.”라고 약속했다. 양저가 먼저 군대로 달려가 해시계와 물시계를 세워놓고는 장고를 기다렸다. 


장고는 평소 교만하고 귀하신 몸인지라 장수가 이미 군으로 갔고 자신은 감군이므로 그렇게 서두를 것 없다고 생각했다. 친척과 가까운 자들이 송별 자리를 만들자 그곳에 눌러 앉아 술을 마셨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장고는 도착하지 않았다. 양저는 해시계와 물시계를 엎어버리고는 들어가 병사들을 점검하고 군기를 다 잡고 군령을 내렸다. 군기를 잡고 군령을 내리고 저녁 무렵에 되어서야 장고가 도착했다. 양저가 “어째서 약속 시간에 늦었소?”라고 하자 장고는 “이 몸의 대부와 친척들이 송별 자리를 만들어주어 늦었소.”라고 사과했다.


양저는 “장수는 명을 받은 날부터 집을 잊어야 하고, 군령을 내리고 군기를 잡고나면 그 친인척을 잊어야 하며, 진격의 북이 울리면 자기 몸을 잊어야 합니다. 지금 적국이 깊이 쳐들어와 나라 안이 소란스럽고 사졸들은 뙤약볕에서 변경을 지키고 있습니다. 국군께서는 잠도 편히 주무시지 못하고 먹어도 맛을 모르십니다. 백성의 생명이 모두 당신에게 달려 있는데 무슨 송별회란 말이오!”라 하고는 군정(軍正)을 불러 “군법에는 약속시간에 늦은 자는 어떻게 하라고 되어 있는가?”라고 물었다. “목을 벱니다!”라고 대답했다. 장고는 겁이 나서 사람을 경공에게 보내 보고하고 구원을 청했다. 간 사람이 돌아오기 전에 장고의 목을 베어 삼군에 조리를 돌리니 삼군의 병사들이 모두 떨었다.


이윽고 장고를 용서하라는 부절을 가진 경공의 사신이 군중으로 달려 들어왔다. 양저가 말했다. “장수는 군에 있으면 국군의 명령이라도 받지 않는다!”라며 군정에게 “말을 타고 삼군에 들어오면 군법은 어떻게 하는가?”라고 물었다. 군정이 “목을 벱니다.”라고 했다. 사자가 몹시 두려워했다. 양저는 “국군의 사자를 죽일 수는 없다.”며 그 마부의 목을 베고, 수레 왼쪽의 부목을 자르고, 왼쪽 말을 베어 삼군에 조리를 돌렸다. 사자를 보내 보고한 다음 출정했다.


(양저는) 사졸들의 숙소, 우물, 취사, 물, 문병, 의약을 몸소 보살폈다. 장군의 물품과 식량을 사졸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고, 자신은 사졸들과 똑같이 양식을 나누되 가장 적은 양을 기준으로 삼았다. 사흘 뒤 병사들을 출정시키는데 아픈 자들도 모두 함께 가길 요구하는 등 양저를 위해 앞을 다투어 출전하려 했다.


진(晉)나라의 군대가 이를 듣고는 철수해버렸고, 연나라 군대도 이를 듣고는 황하를 건너 철수했다. 이에 그들을 추격하여 마침내 잃었던 경내의 옛 땅을 취하고 병사들을 이끌고 돌아왔다.


도성에 도착하기 앞에 무장을 해제하고 군령을 거두고는 맹서한 다음 도성으로 들어갔다. 경공이 제후들과 교외까지 나와 맞이하여 군사들을 위로하고 의식을 마친 다음 돌아가 쉬었다. 양저를 접견하고는 대사마로 승진시켰다. 전씨가 제나라에서 갈수록 높아졌다.


얼마 지나자 대부 포씨(鮑氏), 고씨(高氏), 국씨(國氏) 족속들이 양저를 해치려고 경공에게 모함했다. 경공이 양저를 물러나게 했고, 양저는 병이 나서 죽었다. 전걸(田乞), 전표(田豹)의 무리가 이 때문에 고씨, 국씨 등에게 원한을 품었다.


그 후 전상(田常)이 간공(簡公)을 시해하고 고씨, 국씨의 족속을 모두 없앴다. 증손 전화(田和)에 이르러 제나라 위왕(威王)으로 자립했다. 군대을 동원하여 위세를 떨치려 양저의 병법을 크게 따르니 제후들이 제나라에 조회를 왔다.


제나라 위왕은 대부들에게 옛날 『사마병법(司馬兵法)』을 토론케 하고 양저도 그 안에 덧붙이게 하니 『사마양저병법(司馬穰苴兵法)』으로 불렸다.



<사마천의 논평>

태사공은 말한다.


“내가 『사마병법』을 읽으니 방대하고 깊이가 대단하여 삼대의 전쟁에서도 그 의미를 다 발휘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문장에 대해서는 칭찬이 다소 지나친 바가 있다. 양저는 작은 나라의 군사에 지나지 않았으니 어찌 『사마병법』의 겸양의 예절을 돌아 볼 수 있었겠는가? 세간에 『사마병법』이 많이 퍼져 있기 때문에 논하지 않고 그저 양저의 열전만 기록해둔다.”


분류 :
사마천_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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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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