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LAND

한국어

Knowledge

오늘:
477
어제:
755
전체:
735,264
  백이(伯夷), 숙제(叔齊)는 고죽군의 두 아들이다[기원전 1100 년 경]. 
[이들의 아버지인] 고죽군은 [둘 중] 아우인 숙제를 후계자로 세우려 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매 숙제가 형인 백이에게 왕위를 양보하였다. 
그러나 장자인 백이가
"아버지의 명령이니 어길 수 없다"고 하고 드디어 도피하였다. 
숙제도 또한 임금이 되기를 좋아하지 않고 도피하였다. 
그래서 나라 사람들이 가운데 아들을 임금으로 세웠다. 
이에 백이, 숙제는
"들으니 서백 창[주나라의 문왕]은 늙은이를 잘 부양한다고 한다. 우리 어찌 그에게 가지 않겠는가?"
하고 서백에게로 갔다. 
가보니 서백은 돌아가고,
그의 아들 무왕(武王)이 아버지의 신주를 수레에 싣고 문왕(文王)이라는 존호를 올리고서 동쪽으로 은나라의 주(紂)왕을 치려 하고 있었다. 
백이와 숙제는 말고삐를 붙잡고 간하였다.
"아버지가 죽었는데도 장사도 지내지 않고 이에 전쟁을 일으키려 하니 효도라고 할 수 있는가. 신하인 제후로서 임금인 천자를 시해(弑害)하려고 하니 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는가."
무왕의 좌우에 있던 군사들이 그를 죽이려고 하자, 
태공망 여상[강태공]이
"이 사람들은 의로운 사람이다."
하고 보내게 하였다.

  무왕이 은나라의 어지러움을 평정하매 온 천하가 주나라를 종주국으로 받들었다. 
그러나 백이, 숙제는 이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의를 지켜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어 먹고 지냈다. 
굶어서 죽게 되었을 때에 노래를 지었으니 그 가사는 이러하다.

저 산에 올라가
고사리를 캐네.
무왕은 포악한 방법으로 주왕의 포악함에 교대하였건만
그 잘못을 알지 못하네.
신농, 요순, 하우의 도가 홀연히 사라졌으니
내 어디로 가서 몸을 의탁할 것인가.
...

[공자의 논어(論語)에서는 중국의 가장 완벽한 왕으로 무왕의 아버지 문왕을 들고 있으며, 무왕도 거의 완벽한 왕으로 평가한다. 
동일한 책에서 백이와 숙제도 완벽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서로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던 양쪽을 모두 다 옳은 사람들로 평가하였다는 것은 그 시대의 성숙하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말해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즉 무왕, 백이, 숙제가 다 옳은 것이다.]

[주 周  
  고대 중국의 왕조. 주(周)는 서주시대(西周時代, BC 11세기∼BC 771)와 동주시대(東周時代, BC771∼BC249)로 나누어지며, 
동주시대는 대략 춘추전국시대에 해당된다.
  전설에 따르면 주나라의 시조는 요(堯)임금을 섬겼던 후직(后稷)이라고 한다. 
그 뒤 주족(周族)은 융적(戎狄) 사이에 섞여 살았고 공류(公劉) 때에는 빈(山西 또는 陝西省)에서 살았으며 
고공단보(古公亶父;太王)에 이르러서 산시성〔陜西省〕의 지산〔岐山〕 땅(周原)에 도읍을 옮겼다. 
이때부터 다음 왕인 계력(季歷;王季) 때에 걸쳐 주변의 여러 부족들을 정벌하고 발전하여 
문왕(文王) 때에는 서백(西伯)이라 칭하여 새 도읍을 풍(豊;陝西省西安)에 세우고 은왕조(殷王朝)에 대항할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하였다. 
다음의 무왕(武王)은 아버지의 뜻을 계승하여 여상(呂尙, 강태공) 등 제후를 거느리고 주왕을 쳐서 나라를 멸망시키고 호경(鎬京;陝西省西安)을 도읍으로 정해 주(周)왕조를 세웠다.]


어떤 이는 말한다. [아래는 사마천의 말이다.]
"하늘의 도는 친(親)하고 소원함이 없어, 항상 선인(善人)의 편에 있다".
백이와 숙제같은 이는 선인(善人)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
어짊을 쌓고 행동을 깨끗하게 함이 이와 같았건만 그러고도 그들이 굶어죽다니!

  또 공자는 70 명의 제자 가운데서 "안연(안회)은 학문을 좋아한다."고 칭찬하였다. 
그러나 안회는 자주 끼니를 굶었으며 술 지게미나 겨밥 같은 악식(惡食)도 실컷 먹지 못하였다. 그리고 일찍 죽었다.
 하늘이 선인(善人)에게 보답해 베풀어줌이 그 어찌 그러한가?

  도척(그 시대의 유명한 강도)은 날마다 죄없는 사람을 죽이고, 사람의 생간을 회쳐 먹었다. 
포악하고 패려하고 방자하여, 수천 명의 도당을 모아가지고 천하를 제멋대로 돌아다녔으나, 
마침내 장수하여 목숨대로 살다가 죽었다. 이런 것은 그러한 사례 중에서 가장 크게 드러나고 명백한 것일 뿐이다. 
근세의 사례를 살펴본다면 행동이 절제가 없어서 오로지 남이 꺼리고 싫어하는 악행(惡行)만을 일삼는데도 
일평생을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며 부귀(富貴)가 여러 대를 두고 끊어지지 않는 자가 있다.

  (그런가 하면) 혹 땅을 가려서 디디고 적합한 때를 기다려서 말을 하며, 
큰길이 아니면 다니지 않고 공정한 일이 아니면 분발하지 않는데도 
화난(禍難)과 재앙을 만나는 사람이 이루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나는 이런 사실에 대해서 미혹(迷惑)하고 있다.

  소위 천도(天道)라는 것은 정말로 이런 것인지, 아닌지를.[천도 시야 비야(天道是也非也)]
분류 :
사마천_사기
조회 수 :
7781
등록일 :
2014.03.28
22:04:22 (*.131.135.137)
엮인글 :
http://www.potoland.net/xe/298153/ed1/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potoland.net/xe/298153

'1' 댓글

leekyoo

2017.08.10
15:22:44
(*.131.135.244)
<백이, 숙제의 양보와 죽음>
무릇 학자의 서적은 대단히 많지만 그래도 육예(六藝)를 살펴서 확신을 얻는다. 『시(詩)』, 『서(書)』에 결손 부분이 있지만 우(虞)나라, 하(夏)나라의 기록은 볼 수 있다. 요(堯)임금이 자리를 물려주려 하면서 우임금과 순임금에게 선양했고, 순과 우의 (선양) 과정에서는 악목(嶽牧)이 모두 추천하여 우를 자리에 두고 시험했는데 수십 년 동안 직무를 주관케 하여 그 공이 드러난 다음 정치를 넘겼다.

천하는 가장 중요한 그릇이요, 제왕은 가장 큰 법통이기에 천하를 전한다는 것이 이처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누군가는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許由)에게 양보하려 했으나 허유는 받지 않고, 이를 수치스럽게 여겨 도망가 숨어버렸다. 하나라에 오면 변수(卞隨), 무광(務光)이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또한 어째서 칭송되고 있는 것일까?”라고 말한다.

사마천의 논평
태사공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기산(箕山)에 올랐는데 그 위에 허유의 무덤이 있다고들 했다. 공자는 고대의 어질고, 성스럽고 현명한 사람들을 차례로 열거하면서 오나라 태백이나 백이의 이야기를 상세히 했다. 내가 허유와 무광의 의로움이 지극히 높다고 들었는데 그 문장에는 거의 언급이 없으니 무슨 까닭인가?”

공자는 “백이(伯夷), 숙제(叔齊)는 지난 원한을 기억하지 않았기에 원망의 기운을 드러내는 일이 없었다.”, “어짊을 구하면 어짊이 얻어지니 원망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했다. 나는 백이의 뜻을 슬프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이 남긴 시 구절을 보니 무엇인가 이상했다. 그들의 전기의 내용은 이렇다.

백이와 숙제는 고죽(孤竹) 국군의 두 아들이었다. 아버지는 숙제를 세우고 싶어 했다. 아버지가 죽자, 숙제는 백이에게 양보했다. 백이는 “아버지의 명이다.”라 하고는 달아나버렸다. 숙제 역시 자리에 오르려 하지 않고 도망갔다. 나라 사람들이 가운데 아들을 세웠다. 이 무렵 백이와 숙제는 서백(西伯) 창(昌)이 노인을 잘 모신다는 말을 듣고는 가서 기대려 했다. 도착해보니 서백은 죽고 무왕(武王)이 나무로 만든 신주를 싣고 문왕(文王)으로 추존한 다음 동쪽으로 주(紂)나라를 토벌하려 했다.

백이와 숙제는 말머리를 막아서서는 “아버지가 죽어, 장례도 치르지 않았는데 창칼을 들다니 효라 할 수 있겠소이까? 신하로사 군주를 죽이는 것을 인(仁)이라 할 수 있겠소이까?”라고 했다. 좌우에서 이들을 죽이려 하자, 강태공이 “의로운 분들이다.”라 하고는 한 쪽으로 모시게 했다.

무왕이 은나라의 난리를 평정하고 천하가 주나라를 받들었지만 백이와 숙제는 이를 부끄럽게 여겨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고, 수양산(首陽山)에 숨어 고비를 따서 먹었다. 굶어 죽기에 앞서 노래를 지었는데 그 가사는 이랬다.

저 서산(西山)에 올라
그 고비를 뜯는다.
폭력을 폭력으로 바꾸고도
그 잘못을 알지 못하는구나!
신농, 우, 하는 이미 사라졌으니
우리는 어디로 돌아 갈까나?
아, 우리는 죽음의 길로 간다.
가련한 운명이여!
마침내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다.
이렇게 볼 때 원망한 것인가, 아닌가?

<천도를 의심하다>
혹자는 “하늘의 도(道)는 치우침이 없어, 늘 좋은 사람을 돕는다.”라고 했다. 백이나 숙제를 좋은 사람이 할 수 있지 않나? 인덕을 쌓고 그렇게 착하게 행동했는데도 굶어 죽다니! 그리고 70명 제자들 중에서 공자는 유독, 안연 혼자만 배우길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나 안연도 평생 곤궁 속에서 살았고, 술지게미 같은 음식도 마다 않다가 끝내 요절했다. 하늘이 착한 사람에게 보상한다면서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도척(盜跖)은 날마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사람 고기를 회를 쳐서 먹으며, 포악한 짓을 멋대로 저지르고 수천 명의 패거리를 모아 천하를 마구 휘젓고 다녔지만 결과는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 이것은 무슨 덕을 따랐단 말인가? 이런 것들은 크게 드러난 예들이다.

근세에 이르러서도 그 품행이 도를 벗어나고 오로지 금기시하는 일만 저지르고도 평생토록 즐겁게 살고 부귀가 대대로 끊이질 않는 자들이 있다. 땅을 골라서 밟고 때를 봐가며 말을 하고 지름길로 가지 않고 공정하지 않으면 분을 터뜨리지 않았는데도 재앙을 만난 사람이 수를 헤아릴 수 없다. 나는 몹시 곤혹스럽다. 이른바 하늘의 도란 것이라면 정말 존재하는 것인지 아닌지?

공자가 “길이 다르면 서로 도모하지 않는다.”고 했듯이 각자의 뜻에 따를 뿐이다. 그래서 “부귀라는 것이 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채찍을 잡는 일이라도 내가 하겠지만 구해서는 되는 것이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르겠다.”고 한 것이다. “날이 추워진 뒤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이 온통 흐린 다음에야 깨끗한 선비가 나타난다. 누구는 저것을 중시하고 누구는 이것을 경시하기 때문 아니겠는가?

공자는 “군자는 죽은 뒤 명성이 드러나지 않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가의(賈誼)는 “탐욕스러운 자는 재물에 죽고, 열사는 명성에 죽고, 과시하길 좋아하는 자는 권세에 죽고 보통 사람은 목숨을 탐한다.”고 했다.

“빛이 나는 물체는 서로를 비추고, 같은 종류의 물건은 서로를 이끈다.”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 성인이 있어야 만물이 뚜렷해진다.”

백이와 숙제가 비록, 어진 사람들이긴 했지만 공자가 있어서 그 이름이 더욱 드러났다. 안연이 공부에 독실하긴 했지만 천리마 꼬리에 붙음으로써 그 행동이 더욱 뚜렷해졌다. 동굴 속의 선비들의 진퇴도 이와 같았지만 그 명성은 연기처럼 사라져 입에 오르지 않았으니 서글프구나! 골목에 사는 보통 사람으로 덕행을 갈고 닦아 명성을 세우고자 한다면 청운의 선비에 붙지 않고서야 어찌 후세에 명성을 남길 수 있겠는가?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제한 크기 : 2.00MB (허용 확장자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44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有若 LeeKyoo 2018-02-27 9743
43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子遊 leekyoo 2017-09-07 8466
42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顔無繇 leekyoo 2017-12-12 8392
41 사마천_사기 열전_권65_손자오기열전_손무 leekyoo 2017-07-24 8314
» 사마천_사기 열전_권61 백이열전 (天道是也非也) [1] 셀라비 2014-03-28 7781
39 사마천_사기 열전_권62 관안열전_ 관중 셀라비 2017-07-17 7718
38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漆雕開 leekyoo 2017-12-16 7379
37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公伯繚 LeeKyoo 2017-12-21 7001
36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樊須 LeeKyoo 2018-02-24 6894
35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子賤 leekyoo 2017-10-04 6769
34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子羔 leekyoo 2017-12-14 6766
33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司馬耕 LeeKyoo 2017-12-30 6488
32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子羽 leekyoo 2017-09-29 6478
31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曾蒧 leekyoo 2017-10-29 6411
30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子張 leekyoo 2017-09-14 6245
29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子思 leekyoo 2017-10-09 5977
28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公冶長 leekyoo 2017-10-15 5957
27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司馬耕 LeeKyoo 2018-01-01 5788
26 사마천_사기 열전_권67_仲尼弟子列傳_商瞿 leekyoo 2017-12-13 5651
25 논어 學而第一 [1] 셀라비 2013-08-02 5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