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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의 변화 (『풍속의 역사』4)

2012.12.03 21:56

이규 조회 수:1846

⑴ 유행 변화의 원인

부르조아 시대의 복장분야에서 특징적인 현상의 하나는 의심할 것도 없이 유행의 변화이다.

옛날에는 유행이 그다지 확실하지 않았고 그렇게 급격하게 바뀌는 일도 없었다.

지금은 어떤 전형적인 곡선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발명의 천재는 설사 형태의 아름다움에 의해서가 아니더라도 멋들어지고 새로운 배합을 다양하게 함으로써 세상을 경악시키기 위해 몰두한다.

이렇게 끊임없는 유행의 변화는 확실히 여성의 모드에만 적용되었지만 남성의 모드도 19세기에는 오늘날보다 더욱 빈번하게 변화했다.
부르조아 시대 이후 유행이 이렇게 끊임없이 변화하고 바뀌게 되었던 주요한 원인은 외관상으로 나타나는, 하루도 멈추지 않고 진행되는 사회갈등의 영향이었다.

첫 째로 신분적인 차별이 공식적으로 폐지되었기 때문에,

둘 째로 이론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표면적으로 동일한 권리와 동일한 의무를 가진 시민이 되었기 때문에,

세 째로 군복을 제외하고는 노동자는 어떤 특정한 복장을 선택해서는 안 되는데 그런 복장은 존경받는 사람들에게만 유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녀나 소시민 계급의 여자는 이런저런 재료, 이런저런 장식을 이용해서는 안되며, 그런 것은 상류여성들의 ‘권리’라고 규정하는 법률이나 단속규칙이 없어졌기 때문에 상류계층은 빈곤한 서민과 확실하게 구별되기를 공공연히 바랐다.

다시 말하면 외관상의 평등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욱 멋있게, 더욱 고상하게, 더욱 품위 있게 보이기를 원했다. (p46)
그래서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시키기 위해

㉠재산이 없는 녀석이 뒤쫓아오지 못하게 끊임없이 유행복을 바꾸고,

㉡최상의 우아한 복장을 해서 모두를 경악시키는 두 가지 방법만이 남아 있었다.

㉠을 위해서 유산계급은 해마다 모드를 바꿀 뿐만 아니라 각 계절마다 바꾸고 그 변화를 전문가가 보아서 지나간 해의 것이 최신 유행의 것과 결코 혼동되지 않게끔 바꾸기로 작심했다.

㉡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모든 상상을 초월한 사치가 나타났다. 사치와 우아함은 동시에 유산계급의 복합어가 되었다.

왜냐하면 진정한 우아함은 아무리 검소해도 결코 값싸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아함은 뉘앙스까지도 다르게 만들었다.

(p51)


⑵ 유행 변화를 지속시키는 원리

자본주의적 생산은 대량생산인데 이러한 대량생산은 당연히 대량소비에 의해서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기계제 생산의 경우에는 대중취향의 상품만이 공장주에게 이익이 된다.

따라서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하도록 모든 유행, 모든 재료, 모든 색채, 모든 배합을 계속해서 대중화시켜야 한다.

어떤 것이 오늘 선택된 사람들의 유행이라면 그곳은 내일이 되면 대중의 유행으로 되어야한다.

이것은 대량생산을 토대로 한 제조 방법의 요구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러한 상품은 공장을 확장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공장을 종종 휴업시키거나 생산을 제한시킬 것이 틀림없다.

한편, 공장을 확장하는 가장 큰 목적은 이윤율의 상승이다.

그 때문에 이 법칙은 모드의 새로운 변화로 뛰어 넘어간다. 기계는 점점 새로운 주문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가운데 시장은 항상 곧 그 상품으로 가득 차버린다. 만약 가득 찼다면 빨리 다른 형태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한 것을 새로 사고 지금까지의 것을 빨리 버리는 것이 대중의 임무이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본다면, 유행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은 유산계급만이 아니라 대중에게도 근대 자본주의적인 생산양식과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가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첫째가는 요구이고 따라서 의복만이 아니라 그 밖의 무수한 생활필수품에도 적용된다.

(p51)


⑶ 남성과 여성복장의 차이

남자는 남녀관계에서 능동적이기 때문에 여자를 선정적으로 도발하는 남자의 성적특징을 남성복장의 모드에 의해 일부러 눈에 띄게 만드는 것은 각 시대의 여성복장에서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목적은 남성모드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복장은 남녀에게는 서로간의 호의와 동정을 위한 구애경쟁에서 동맹자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생각으로는 르네상스는 대담하게 이것을 남성모드에서 표현했던 것 같다.

또한 앙시앵 레짐도 남성모드에서 여성의 관능에 에로틱하게 작용하는 면을 만들었다.

이 경우 그것은 소년 풍에 대한 몰두나 여성에게 봉사하는 친절한 기사로서의 역할 따위로 행해졌다.

그러나 남성은 구애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능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안되고 말, 확실한 몸짓, 확실한 행위에 의해 행동하거나 요구하고 또한 공격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허용되며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다.

한편, 여성은 상대의 의사를 기다려야 하고 언제나 간접적으로 상대의 주의를 자신에게 끌지 않으면 안 된다.

 - 이 이유 때문에 남성은 여성이 복장을 통해 자신의 성적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특수한 복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것은 왜 남성모드의 변화가 여성모드에서처럼 그렇게 주목을 끄는 대조적인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가를 설명해준다.

여성모드의 경우 모든 새로운 모드는 종종 이제 막 지나간 모드와 확실하게 구별된다.

이것과 같은 이유에서 남성복장의 진화는 여성복장의 진화보다도 더욱 논리적이다.

그것은 여성모드처럼 당치도 않은 역류를 나타내지 않고 생활의 중요한 요구에 적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부르조아 시대에 모든 분야에서 승리를 거둔 위선과 그 법칙은 부르조아적인 남성 모드에서는

특별하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p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