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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의 노동조건 (산업혁명)

2012.11.30 22:11

이규 조회 수:1904

 

- 나이는? 스물 셋.
- 사는 곳은? 리즈.
- 몇 살 때부터 일을 하였는가? 여섯 살 때부터다.
- 어느 공장이었는가? 버크 씨네 공장이었다.
- 무슨 일이었는가? 아마포 짜는 일이었다.
- 거기서 당신이 맡은 일은? 견습 보조역이었다.
- 그 공장의 노동 시간은? 일이 밀릴 때는 새벽 5시에서 밤 9시까지 했다.
- 그렇게 많은 시간의 노동을 얼마나 했나? 약 일 년 간 했다.
- 일이 밀리지 않을 경우, 통상 노동 시간은 얼마였는가? 새벽 6시에서 저녁 7시까지 였다.
- 식사시간은 얼마나 주었는가? 점심 식사시간으로 40분이었다.
- 아침을 먹을 시간은 있었나? 아니, 쉽지 않았다. -일은 힘들다고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 당신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수틀에 실이 뭉칠 때가 있는데, 그러면 즉시 기계를 멈춰야 했다. 우선 플라이어 휠을 떼어내고 실패를 꺼낸 다음 롤러로 실을 제거한다. 그리고 난 뒤 다시 수틀을 돌리는 것이다.
- 일을 하는 동안 내내 서 있어야 하는 건가? 물론이다. 기계가 여러 대 있고, 돌아가는 속도도 너무 빠르다.
- 그렇다면 아주 힘든 일이었겠는데? 그렇다.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힘들어서 쉬거나 늑장을 부리면 어떻게 되는가? 채찍으로 맞는다.
- 일을 늦게 하면 채찍질을 한단 말인가? 그렇다. -늘 그런가? 그렇다. -당신도 맞아본 적이 있는가? 있다.
- 심하게 맞았는가? 그렇다.
- 맞았을 때 어땠는지 설명해 달라. 몹시 아팠다. 작업 반장이 언제나 우리를 감시하고 있었다. 그는 손에 채찍을 쥐고 입술에는 호루라기를 물고 있었다. 어떤 때는 체인을 가지고 있을 때도 있는데, 그걸로 우릴 묶어서 때리는 경우도 있었다.
- 그 사람이 때린 이유는 무엇인가? 그 사람은 매우 화가 나 있었다.
- 당신 집과 공장은 어느 정도 떨어져 있었는가? 약 2마일 가량 되었다.
- 집에 시계가 있었나? 아니, 없었다.
- 직장 출근 시간에 지각하지 않았나? 어머니가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하셨다. 어떤 날은 새벽 2시에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다. 탄광 갱부들의 출근 시간은 대개 새벽 서너 시경이었는데, 이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면 어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 시간을 물으셨다. 언젠가는 시간을 잘못 알아 새벽 2시에 출근한 적도 있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린 날이었는데, 그 비를 흠뻑 맞으며 공장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 당신이 불구가 된 게 그 당시 노동 때문이라 생각하는가? 그렇다.
-몸 에 맨 처음 이상이 나타난 건 언제였는가? 열세 살 때부터였다. 그후로 점점 심해졌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5년이 됐는데, 당신이 살아계실 적에는 목발을 사주고 싶어도 여유가 없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내가 벌어서 목발을 샀다.
- 그 공장에서 일하기 전에는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정상이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다른 애들처럼 건강했다.
- 열세 살 이전까지는 다리가 안 굽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 다리가 굽기 시작했을 때 통증이 있었나? 그렇다. 얼마나 아팠는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 다른 사람도 건강하다가 당신처럼 기형이 된 사람이 있는가? 있다. 하지만 나처럼 심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 발목에 이상이 생기고, 무릎이 굽는 게 흔히 있는 일인가? 그렇다. 아주 흔한 일이다. -방조기를 세울 때 생긴 병이라는 건가? 그렇다.
- 지금 사는 곳은 어딘가? 빈민 보호소에 살고 있다.
- 여지껏 일해오는 동안 당신이 처한 상황과 그 문제점들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말해 달라.
  증인의 감정이 고조되어서 더 이상 답변을 할 수 없었다.
(1815년경 여성 방직공의 증언)

 

⇒산업혁명기 영국 노동자들의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 생활상을 생생히 전해 주는 기록이다. 여성 방직공이 의회 조사단에게 증언한 이 글에서도 여섯 살 때부터 공장에서 일했다는 기록이 보이지만 당시 영국 노동자들의 평균 수명은 겨우 열 다섯 살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