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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투명망토’ 수년내 나온다

2012.11.27 06:49

이규 조회 수:2410

마법학교에 입학한 해리포터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투명망토’를 선물로 받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망토를 두르자 해리포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판타지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이 같은 일이 실제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과학자가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진이 투명망토를 현실화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김경식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사진)팀은 데이비드 스미스 미국 듀크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전파가 반사되지 않고 휘어져 돌아가게 하는 ‘스마트 메타물질’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전파보다 파장이 훨씬 짧은 가시광선까지 휘어지게 하지는 못했지만 연구를 수년간 더 진행하면 투명망토 제작이 가능하다고 김 교수팀은 설명했다.

 투명망토의 가능성은 스미스 교수가 2006년 영국 임피리얼대 존 펜드리 교수와 함께 처음으로 제기했다. 사람이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가시광선이 물체와 부딪혀 반사되면서 나오기 때문인데, 당시 연구진은 가시광선이 물체에 반사되지 않고 돌아가게 하는 ‘메타물질’을 처음 개발했다. 그러나 이 물질은 크기가 수 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에 불과하고 투명 효과가 떨어졌다. 또 숨기려는 물체의 모양에 맞춰 만들어야 하기에 물체가 움직여 망토가 접히면 그 효과도 사라졌다.

김 교수팀은 0.9mm 크기의 실리콘 고무튜브를 이어 붙여 200cm² 크기의 스마트 메타물질을 만들었다. 여기에 물체를 숨기고 레이더와 위성통신에 쓰이는 마이크로파를 쪼였더니 전파가 돌아 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이 재질은 탄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모양이 바뀌어도 굴절률이 자동적으로 바뀌어 은폐 기능을 그대로 유지했다. 망토로 만들어 입고 움직여도 투명 효과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이번에 시험 제작된 물질은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에 당장이라도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고무튜브를 지금의 수십만분의 1 크기로 작게 만들면 가시광선에도 투명 효과가 나타난다”며 “수년 내에 눈에도 보이지 않는 투명망토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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