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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琵琶行 - 白居易

2017.09.01 16:17

leekyoo 조회 수:7622

원화 10년 44세 때 (815년) 구강군사마로 좌천되었다.
다음해 가을 손님을 배웅하러 湓浦口에 나갔다가, 
밤 배 속에서 비파 타는 소리를 들었다.
錚錚하게 울리는 그 소리를 들으니 전에 京都에서 듣던 소리였다.
그 사람을 찾아보니 원래 長安에서 노래하던 여자였는데,
일찍이 유명한 穆, 曹 두 선생에게서 비파를 배운 비파의 고수 였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모습이 쇠퇴하자 상인에게 시집가서 의지하게 된 것이라 한다.
술상을 차리게 하고 몇 곡을 청해 들었는데, 연주를 끝내고 참담해 졌다.
젊고 예뻣을 시절엔 웃고 즐기기만 하다가 이제는 시골구석으로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고,
나 백거이도 이 시골로 쫓겨 온지 2년, 스스로 편안하게 마음을 먹고 살고 있는데,
오늘 밤 이 여인의 말에 끝내 감격해서 비로소 멀리 귀양살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하여 긴 長句의 노래를 지어 이 여인에게 보낸다. 

'모두 612자 인데, 비파행 이라 부른다.'


제 1단 심양강 나루에 울려퍼진 천하절창 비파소리


심양강마루에서 손님을 밤에 보내자니
단풍잎과 갈대꽃에 가을 바람 쓸쓸하여.

말에서 내려 배위에서 객과 함께
술잔을 들어 마시려니 음악소리 전혀없네.

취해도 기쁨없어 이별할 일 참담하여
이별때가 망망하니 달도 강에 젖어들고.

홀연히 물위에서 비파소리 들려오니
주인 손님 모두 잊고 자리 뜨지 못하였네.

소리찾아 조용하게 누구인지 물어보니
비파소리 그치건만 오래토록 대답없어.

배를 저어 가까이가 마주하길 청하고서
술 갖추고 등을 밝혀 자리 다시 마련한다.

여러번을 청코 청해 겨우 나와 건너오니
다소곳이 비파안고 얼굴 반쯤 가리웠고.

축을 돌려 현을 골라 두어세번 소리내니
노랫가락 타기전에 그 모습이 애틋하다.

줄마다 줄마다 밀고 눌러 소리소리 시름이라
한평생을 호소하니 깊은 뜻을 알길 없고.

내린 눈썹 손에 맡겨 끊임없이 튕기어서
속마음을 다 말하니 그 사연이 무한하다.

살짝스쳐 느긋 눌러 비비거나 팅겨내니
처음 곡은 예상이요 나중곡은 육요로다.

큰 현줄은 급하기가 소나기가 내리붓 듯
작은 현은 애절하게 귀엣말로 속삭인다.

급한소리 애절함을 어지럽게 튕겨내니
큰 구슬과 작은 구슬 옥쟁반에 구르는듯.

간주하듯 꾀꼬리소리 꽃꽃마다 흘러가고
흐느끼는 냇물소리 얼음되어 사라진다.

시냇물이 얼어 붙듯 현을 막아 멈춰드니
멈춰 붙듯 안통해서 소리점차 줄어들자.

따로 있듯 깊은 시름 없던 한이 일어나니
소리없는 이시간이 탈 때보다 더하구나.

갑작스레 깨진 은술병 술을 힘껏 뿜어내 듯
철기병이 돌진하여 창검소리 울려나 듯.

곡을 끝내 거두려고 마음 한 끗 그어내니
네 줄 함께 우는 소리 비단찢는 소리같네.

동쪽배도 서쪽배도 소리없이 고요하고
보이나니 강가운데 가을 달만 밝았구나.


제 2단 늙은 창부의 회상과 하소연


깊은 한숨 뱉어내고 비파거둬 비켜두네
차림새를 정돈하여 감춘얼굴 보여주네.

자신 밝혀 나는 본시 경성살던 여자인데
하마쪽에 집이있고 능밑마을 머물러서.

십삼년간 공부하여 비파소리 얻게되니
내이름이 교방중의 제일부에 속했네.

비파곡을 마치면 선재로다 감복하고
화장하고 갈때마다 기녀들도 질투하며.

오릉마을 젊은이들 경쟁하듯 돈 뿌리니
한 곡마다 붉은 비단 헤아릴 길 없었다오.

자개 박은 은빗은 박자 두드리다 깨어지고
피빗 같은 비단치마 술을 쏟아 얼룩졌네.

그렇게 웃고 즐기며 달이가고 해가 가고
가을 달 봄바람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지냈네.

동생들은 군에가고 양어미는 돌아가며
아침저녁 오고가서 얼굴 빛이 바래지자.

문전조차 적막하여 마차 가마 거의 없어
늙은이에 시집와서 상인아내 되었노라.

장사꾼은 이익위해 너무 쉽게 이별하니
저번 달에 부양으로 차를 사러 떠나가서

강어귀를 오고가며 헛된 배만 지키거니
배를 비춘 밝은달도 강물처럼 싸늘하리

한밤 홀연 꿈을꾸어 젊을때가 생각나서
꿈 때문에 화장하고 난간에 기대 눈물짓네.



제 3단 백낙천의 좌천 생활 하소연


비파소리 내가 듣고 탄식하게 되었건만
이런 말을 듣고 나서 거듭하여 탄식한다.

모두가 아득히 먼 곳을 떠도는 외로운 사람
어쩌자고 서로 만나 알게 되었는가.

나도 또한 지난해에 황제 계신 경성떠나
심양성에 귀양와서 병들어 누웠다네.

심양땅이 궁벽하여 음악소리 전혀없고
일년내내 비파 연주소리 못들으며

분강근처 낮은 땅에 머무르니 습기많고
바랜 갈대 거친대로 얽은 집에 살고있네.

그동안에 아침저녁 어떤소리 들으리오
피 토하 듯 두견 소리 애끌 듯한 원숭이 소리

봄날 아침 강꽃 보고 가을 밤엔 달을 보며
돌아와서 가끔 술을 외로웁게 들이키네.

농부들의 상가가락 피리소리 있지만은
서투르고 조잡하여 듣기에도 민망하다가

오늘 밤에 벗이 타는 비파소리 듣게되니
신선노래 들은 듯 금방 귀가 밝아진다.

사양말고 다시 앉아 한 곡조를 탄주하오
너를 위해 휘날리 듯 비패행을 지으리다.


제 4단 동병상련의 눈물 - 화려한 날들은 가고


내 말을 듣고 감동한 듯 오랫동안 서 있다가
물러 앉아 급히 타니 비파곡조 급변한다.

처량하기 그지없어 앞을 향해 퍼저가니
소리들은 사람마다 흐른 눈물 못 가누데.

좌중 모두 슬퍼하니 어느 뉘가 최고 인가
강주사마 푸른 적삼 눈물 적셔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