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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경찰서에선 몇 주째 아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오전에도 돌이 지나지 않은 갓난아기를 안은 엄마 3명이 경제3팀 사무실을 찾았다.

 9개월 된 딸아이를 안고 온 김모(31·여)씨는 우는 아기를 달래가며 조사관 앞에 앉아 고소장을 작성했다. 김씨가 고소한 사람은 피아체스튜디오(피아체) 대표 지모(46)씨다.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려고 110만원을 주고 촬영 계약을 했는데 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촬영을 하지 못했어요. 돈보다 우리 아기의 소중한 순간들을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하나요.”

 김씨처럼 일산서를 찾아 지씨를 고소한 아기 엄마만 1700여 명에 이른다. 박군희 경제3팀장은 “지난주에는 아기를 안은 엄마들이 매일 20~30명씩 찾아와 고소장을 접수해 팀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피아체는 수도권 일대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아기 사진 전문 스튜디오다. 서울·인천·일산 등에 지점 3곳을 두고 ‘아기성장 앨범’을 전문적으로 찍어왔다. 이 업체의 영업 중단으로 젊은 엄마들의 애가 타고 있다. 아기성장 앨범 서비스는 산모의 만삭 사진부터 신생아, 50일, 100일, 6개월, 돌까지 시기별로 아기 사진을 촬영해 앨범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액자 종류별로 1인당 100만~300만원을 선불로 주고 계약을 한다.

 현재까지 피해자모임에 접수된 피해액은 31억2500만원, 피해자는 2572명이다. 경찰은 돈을 내고도 앨범·액자를 못 받은 피해자가 4000여 명, 피해액이 5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모임 대표 김지훈(32)씨는 “피아체가 영업을 중단했을 때 성장앨범 계약을 맺고 있던 고객만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용카드사들이 피해 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돈을 떼이는 것보다 더 심각한 건 우리 아기의 추억이 다 사라진다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앨범·액자는 물론이고 원본 사진 파일마저 아직 돌려받지 못한 경우도 많다. 지난달 13일 돌잔치를 치른 홍모(33)씨도 지금까지 원본 사진을 돌려받지 못했다. 백일 사진은 한 장도 없다. 홍씨는 “돌을 축하해 주러 온 친척들이 ‘왜 제대로 된 앨범이 없느냐’고 묻는데 내 잘못인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피해자모임 인터넷 카페에는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한 아기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가슴에 흉터가 없는 사진은 피아체에서 찍은 50일 기념 사진밖에 없는데 원본이라도 꼭 찾았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피해자모임은 원본 사진 파일을 돌려받는 방안을 업체 측과 협의 중이라고 한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피아체는 당초 지난 7월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가 8월에 철회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일산점을 시작으로 지점들이 잇따라 영업을 중단했다. 서울 강남점(13일), 인천 송도점(26일) 순이었다. 연매출이 60억원이 넘었던 피아체는 무리한 사업 투자로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모임은 “파산 신청을 한 다음에도 베이비페어에 참가해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며 고객을 추가 모집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객 추가 모집이 사기에 해당하는지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수차례 피아체 대표 지씨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성장 앨범을 계약했다 피해를 보는 부모들은 매년 크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성장 앨범 관련 피해는 2011년 174건에서 지난해 316건으로 늘었다. 지난 4월에는 대전의 한 아기사진관 대표가 계약금 수천만원을 받은 뒤 달아났다가 구속됐다. 한국소비자원 이진숙 피해구제1팀장은 “성장 앨범은 계약기간이 긴 만큼 앨범 대금을 한 번에 결제하지 말고 촬영 단계별로 나눠서 지급해야 한다”며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3개월 이상 할부 결제를 해 문제 발생 시 카드사를 통해 지급 거부가 가능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안효성·윤정민 기자 

http://joongang.joins.com/article/213/16050213.html?c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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