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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앨범 구매 절반도 안돼]

① "같이 찍을 同期가 없어요" - 고시·취업 준비에 졸업시기 달라
② 스튜던트 푸어의 悲哀 - 앨범값 10만원도 내겐 사치
③ 뭐든지 혼자… 개인주의 때문에 - 같은 科 선후배도 서먹서먹

내년 2월에 졸업하는 경희대 이모(25)씨는 올가을 졸업사진을 찍지 않기로 했다. 졸업앨범을 통해 추억을 공유하고 싶은 입학 동기들 가운데 같이 졸업하는 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동기들 대부분이 임용고시 등 취업 준비를 위해 졸업을 미뤘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앨범 하나 없이 졸업하는 게 아쉽지만 그렇다고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어색하게 조를 짜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잖으냐"고 말했다.

취업난이 대학 졸업사진 촬영 시즌인 10월 풍경마저 바꾸고 있다. '졸업장은 안 챙겨도 졸업앨범은 챙긴다'는 건 옛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마다 졸업사진을 찍는 학생이 급속하게 줄고 있다.

예컨대 한양대는 2012년 졸업앨범 구매 인원이 1800여명에서 2014년 2월 졸업 기준 1000여명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국외대도 1000명에서 524명으로 떨어졌고, 서울시립대 역시 420명에서 200명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한양대 게시판엔 '오늘 경영대 사진 찍었는데 못해도 졸업생이 350명은 넘을 텐데 150명 정도밖에 오지 않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나만 안 간 줄 알았는데 엄청 안 간 모양이다' '졸업식 날 가족들이나 친구들 몇명과만 찍으려고 한다'는 답글이 잇달아 달렸다.

8년째 서울 지역 10여개 대학의 졸업사진을 찍어 온 한 스튜디오는 "졸업앨범 수요가 너무 가파르게 감소해서 생존 차원에서 인건비를 줄이고 사진 페이지 수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이 졸업사진을 안 찍는 이유는 우선 사진을 같이 찍을 동기가 없다는 것이다. 한날한시에 입학해도 취업을 못했거나 고시 공부를 하느라 졸업 시기가 다 제각각이 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단국대 기계공학과 박모(26)씨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친했던 친구들과 같이 졸업할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박씨는 "얼굴도 잘 모르는 후배들과 비싼 돈과 시간을 들여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함께 사진 찍을 사람이 없다'는 이유 뒤엔 기성세대에 비해 두드러진 개인주의 성향도 작용한다. 각 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게 '아싸인데 졸업사진 찍어야 하나' '아싸라 졸업사진 찍기 서럽다'는 것이다. '아싸'는 아웃사이더의 줄임말로 학과 생활을 잘 하지 않고 혼자 지내는 사람을 뜻한다. 그런 글 밑엔 '개인 사진만 찍거나 마지막에 한꺼번에 모아서 찍을 때 찍어라' '그런 애들이 한둘인 줄 아냐. 그래도 다들 고시급 시험만 붙으면 행복하게 졸업한다' 등의 조언 아닌 조언이 달리기도 한다.

경제적 이유도 무시 못한다. 취업을 위한 스펙 때문에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는 '스튜던트 푸어'가 늘어난 세태에선 한 권에 5만~10만원씩 하는 앨범조차 '사치'로 여겨진다. 특히 여대생들은 신부 화장에 버금가는 비싼 메이크업과 헤어 비용이 부담돼 사진을 찍지 않는 경우도 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건국대 박모(26)씨는 "아직 취업도 되지 않았는데, 졸업사진 한번 찍으려면 여대생의 경우 메이크업과 머리까지 10만원은 잡아야 하더라"며 "남들 다 하는데 나만 안 하기는 싫고 사진이 초라하게 나오느니 안 찍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강남 청담동 일대엔 '졸업사진 패키지'라며 20만원 이상의 화장과 머리 손질 프로그램이 있고, 이대 등 대학가 근처에서도 평균 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한 여대생은 "요즘엔 진짜 제대로 하려면 청담동으로 가야 하고 절약하려면 이대 근처로 가는 게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사진이 나중에 결혼 정보업체 등에서 중요하게 평가된다는 말도 있어 다들 기본으로 외부에서 화장과 머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는 "취업도 잘 되지 않으니 졸업한다는 의미 자체가 크게 축하할 일로 여겨지지 않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개인화되고 학교 자체에 연대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0/08/2014100800262.html?news_Hea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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