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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울대학교

2013.12.08 11:21

셀라비 조회 수:2728


	1989년 당시 서울대 합격자 발표를 보러 운동장에 모여든 수험생과 학부모.
1989년 당시 서울대 합격자 발표를 보러 운동장에 모여든 수험생과 학부모.

서울대는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되려는’ 이가 입학하는 곳이 아닐지 모른다. 농어민 아버지를 둔 학생이나 생산직 근로자인 아버지를 둔 자녀가 입학하기란 요원(遼遠)하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사회의 상위를 점하는 고급 관료와 의사, 교수, 기업인 등 고소득층 관리·전문직 부모를 둔 자녀가 주로 입학하는 곳이 되고 있다. 이는 1973년부터 2013년까지 40년치의 서울대 신입생 특성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 사회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중상류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학창시절, 고액과외와 사교육의 도움으로 서울대에 진학한 뒤 다시 권력의 중심에 안착해 한국 사회의 주류로 충원(充員)되는 순환구조는 부와 명예를 소수에게 독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1973년 읍면 출신 서울대 신입생 10.8%
 
지금부터 꼭 40년 전인 서울대 신입생 특성자료에 따르면, 생활근거지가 서울이라고 답한 학생 비율이 전체의 57.2%나 됐다.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등 대도시 출신도 22.3%였다. 서울과 대도시 출신을 더하면 92.2%나 됐다. 이미 40년 전 서울대에도 농촌 출신보다 서울과 대도시에서 태어나서 공부한 학생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얘기가 된다. 분석 자료에서 명확히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아마도 고교 평준화가 되지 않았던 때 명문고교가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었던 탓이 아닐까 짐작된다.

서울시 고교 출신 비율이 높은 단과대학은 미대(95.2%), 음대(86.8%), 가정대(78.2%), 의대(77.4%) 등이었다.

생활근거지가 읍면 출신은 10.8%였는데 이들이 가장 많이 입학한 단과대학은 사범대(19.3%), 농대(17.2%)였다. 중소도시 출신은 전체 7.34%. 이들이 가장 많이 입학한 대학은 문리대(12.8%), 사범대(11.9%)였다. 농촌과 중소도시 출신들은 사범대나 농대, 문리대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금력과 권력’에 다가서기 쉬운 법대나 의대, 경영대는 서울에서 고교를 나온 수재들이 차지했고 농대나 사범대, 문리대 등은 지방 고교 출신들의 몫이었다. 고가(高價)의 레슨을 받아야 입학할 수 있는 음대, 미대 역시 서울 소재 고교 출신들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가정(보호자, 아버지)의 직업’을 물었더니 가장 높게 답한 직업은 ‘자유업’. 자유업은 개인사업을 하거나 소규모 장사, 서비스업을 모두 포함하는데 29.5%나 됐다. 다음으로 공무원(국영기업체 포함 15.3%), 금융기관 및 일반 회사원(14.5%), 농업·임업·수산업 종사자(11.1%) 순이었다. 농·임·수산업 종사자 비율이 네 번째로 높다는 점과 생활근거지가 서울이라고 답한 신입생 비율이 57.2%나 된다는 점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일찌감치 서울로 유학을 보낸 경우가 이미 1970년대 초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1983년 다수의 신입생 아버지의 직업이 전문직·관리직
 
30년 전인 1983년도의 경우 서울대 입학생 보호자(아버지)의 직업 중 전문직 종사자는 6.5%, 관리직 종사자는 18.4%였다. 특히 관리직 종사자는 무응답을 제외한 9개 직업군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1973년 자유업 비율이 가장 높았음을 고려할 때 이미 관리직·전문직 출신 부모 학력의 대물림이 80년대 초에 시작되었음을 짐작게 한다.

1984~86년까지 전문직 아버지 비율은 12.9~14.6% 수준이었으며, 관리직은 9.7~10.5% 사이였다. 대략 신입생의 5명 중 1명이 전문직·관리직 아버지를 둔 가정에서 자랐음이 확인된다. 이 시기는 전두환(全斗煥) 정권이 들어선 뒤 시행된 본고사 폐지(1981년)와 대학 정원 확대 조치 이후의 현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서울대는 신입생 특성조사 과정에서 어떤 직업을 전문직과 관리직으로 분류했을까. 당시 자료는 없으나 현재의 서울대 직업분류 기준으로 ‘전문직’은 의사, 약사, 간호사, 변호사, 판검사, 회계사, 대학교수, 교사, 언론인, 방송인, 종교인, 체육인, 예술인, 엔지니어 등이다. 또 ‘관리직’은 기업체 경영주(5인 이상 고용), 기업체 간부(부장 이상), 고급 공무원(중앙관서 과장 이상), 사회단체 간부, 군인(영관급 이상), 경찰(경정 이상) 등이다.

1983년 당시 서울대 신입생들의 출신 고교는 어디가 가장 많을까. 단연 서울이었다. 44.8%로 절대다수를 차지했고 부산·대구를 포함한 경상도 23.8%, 전라도 11.9%, 경기도 7.1% 순이었다. 10년 전인 1973년과 비교해 서울 소재 고교 출신 비율은 12.4% 줄었으나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신입생의 서울 소재 고교 출신 비율은 1984(41.6%)~1989년(41.4%)까지 특이점이 없었다. 읍면 출신 비율은 1983년 15.2%에서 84년 14.2%로 줄더니 88년 12.3%, 89년 11.3%로 계속 감소했다. 서울 소재 고교 출신이 일정 비율을 유지하고 읍면 출신은 감소한다는 의미는 대도시, 중소도시 고교 출신 신입생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생활근거지가 도시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 서울 소재 고교가 평준화되면서 비평준화 고교가 몰려 있던 대도시로 학생들이 모여들던 현상도 한 몫 했을 법하다.
 
1993년 신입생 아버지 학력? 대졸 이상 52.7%
 
20년 전인 1993년 당시 서울대 신입생들은 어떤 특성을 지녔을까. ‘학비충족도’를 묻는 질문에 ‘여유있다’고 답한 신입생이 38.9%로 가장 많았다. 10년 전에 비해 7.3배나 늘었다. ‘겨우 충당된다’(37.9%), ‘약간 부족하다’(17.1%)보다 비율이 훨씬 높았다. 한 해 전(1992년) ‘여유있다’고 답한 신입생은 34.7%였다. 비록 주관적이라고 해도 ‘여유있다’는 답변은 자신의 계층을 중상류층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신입생 출신지를 보면 서울이 43.2%로 10년 전(44.8%)과 마찬가지로 가장 수가 많았다(남학생보다 서울 출신 여학생 비율이 훨씬 높았다. 남 39.4%, 여 55.9%). 인천(3.0%)과 경기도(5.2%)를 더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출신이 절반을 넘는 51.4%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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