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鷄肋

2012.12.04 11:38

홍석균 조회 수:3026

 

鷄(닭 계)肋(갈빗대 륵)

닭의 갈비는 먹기도 거북하고 버리기도 아까운 것이다.

즉, 소용은 없지만 그냥 버리기도 뭣하다는 뜻이다.

삼국 시대로 접어들기 직전인 후한 헌제 23년, 세력 확장에 급급하던 유비는 위왕 조조가 아끼는 장수 하후연이

지키는 한중을 공략하여 하후연을 죽이고 성을 빼앗은 다음 스스로 한중왕이 되었다.

"귀 큰 애송이놈이 무엄하구나!"

조조는 노발대발하며 즉시 대군을 이끌고 유비 토벌에 나섰다.

그러나, 유비의 촉군은 험악한 지형을 십분 이용하여 위군의 진격을 틀어막는 한편, 날쌘 유격군을 보내어 적의 보급을

차단해버렸다.

이렇게 되자 위군은 배를 곯아야 했고, 배를 곯고서 제대로 싸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것 참 진퇴양난의 낭패로다!"

조조는 골치가 아팠다.

한중성 하나쯤 잃는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섣불리 달려 나온 것이 후회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조조 앞에 닭갈비 국이 나왔다.

속은 출출한데 저녁 음식이라고 나온 것이 뜯을 것도 없는 닭갈비였으므로, 조조는 혼자 쓴웃음을 지으며 젓가락으로

깨작거리고 있었다.

이 때, 죽은 하후연의 형인 하후돈이 들어와서 그 날 밤 암호를 무엇으로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계륵으로 하게."

조조는 무심결에 그렇게 말했는데, 이것이 엉뚱한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행군주부 벼슬에 있던 양수는 암호를 전달받자마자 직속 부하들에게 짐을 꾸리라고 했다.

이상하게 여긴 주위의 장수들이 까닭을 묻자, 양수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닭갈비는 먹자니 먹을 게 별로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이지요.

주군께서 암호로 계륵을 말씀하신 것은 한중에 대한 그런 심중을 은근히 내비친 것이니, 곧 회군 명령을 내리실 게

아니겠소?

그래서 미리 짐을 꾸려 두려는 것이오"

장수들은 양수의 판단력에 감탄하며, 저마다 자기 부대에 돌아가 철수에 대비한 짐을 꾸리도록 부하들에게 명했다.

평소 양수의 명석한 두뇌와 재치를 사랑하면서도 한편 시샘을 느끼던 조조는 양수가 자기 심중을 귀신처럼 꿰뚫자,

불같이 노했다.

"이놈이 군심을 어지럽혀도 분수가 있지!"

버럭 소리친 후 좌우에 명하여 양수를 끌어다 단칼에 목을 치게 했다.

그런 다음날 아침, 조조는 태연히 철군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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