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兵不厭詐

2013.03.31 12:51

홍석균 조회 수:3283

兵(군사 병)不(아닐 불)厭(싫어할 염)詐(거짓 사)
군사 행동은 승리가 목적이므로 속임수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후한의 안제 때 서북방 오랑캐 강족이 쳐들어 왔다.
조정에서는 무도 태수 우후에게 명하여 이것을 막아 쳐부수도록 했는데, 그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안일한 대책이었다.
강족의 병력은 1만여 명이나 되는 데 비해 우후가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불과 수천 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후는 그 얼마 안 되는 부대를 이끌고 용감하게 출동했다.
이것을 안 강족의 족장은 코웃음쳤다.
"뭐야!
그까짓 기천 병력으로 우리한테 맞서겠다고?
어디 오기만 해 봐라.
전멸시키고 말 테니."
강족은 단단히 벼르며 싸울 준비를 했다.
그러나 한나라군은 충분히 도착할 시일이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대신에 이런 정보가 날아들었다.
"우후는 자체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생각하여 조정에다 지원군을 긴급 요청하고 진격을 늦추었다.
조만간 그 지원군이 도착할 것이다."
이 정보는 우후가 퍼뜨린 헛소문이었지만, 곧이들은 강족 족장은 병력을 분산시키면서 싸움에 유리한 지역으로
후퇴했다.
부딪치지도 않고 적의 예봉을 꺾는 데 성공한 우후는 이 때부터 강행군을 계속하여 뒤쫓는 한편, 부대가 끼니때 잠깐씩
휴식을 취하는 곳의 아궁이 수를 계속 늘리게 했다.
하지만 부하들의 불평이 터져 나왔다.
"병법에는 하루 행군이 30리면 족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백리씩이나 가도록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지 않습니까?"
우후가 대답했다.
"모르는 소리 마라.
우리 부대는 적보다 수적으로 열세다.
천천히 움직이다 보면 적에게 허실이 곧 발각된고 말 것이다."
"그럼 아궁이 수를 늘리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그것은 손자의 가르침에도 역행하는 것입니다."
"그건 아군의 병력이 점점 증강되고 있음을 적에게 알리려는 것이다.
손빈은 아군이 약한 것처럼 꾸며서 적을 속여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 반대로 아군이 강한 것처럼 위장하여 적을
속이려고 한다.
군사를 움직임에는 어떤 속임수도 마다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야"
그제야 부하들은 대장의 탁월한 지혜에 감복해 마지않았다.
마침내 양쪽 군사가 대치하여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게 되었을 때, 우후는 부하들에게 먼저 강한 활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사정거리가 짧은 약한 활을 쏘도록 했다.
한나라군이 쏘아 보내는 화살을 본 강족은 적이 그런 약한 활을 사용하는 것만 봐도 대단한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대담하게 접근해 왔다.
"이 때다.
쏴라!"
우후의 명령에 따라 한나라군은 약한 활 대신 강한 활로 재빨리 교체하여 일제히 화살을 날렸다.
사정거리가 긴 강궁의 시위를 떠난 화살은 겁 없이 다가온 강족을 백발백중으로 맞춰 쓰러뜨렸다.
"아뿔싸!"
추풍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여지없이 나가떨어지는 부하들을 본 강족 족장은 눈이 뒤집히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뒤이어 한나라군이 함성을 지르며 달려나왔으므로, 간담이 서늘해진 그는 즉시 후퇴를 명했다.
그러나 퇴로에는 이미 한나라군의 일부가 매복하고 있었다.
협공을 당한 강족은 무수한 시체를 남긴 채 자기네 근거지로 허겁지겁 달아나 버렸다.
그리하여 변경의 근심을 해결한 우후는 무너진 성채를 수축하고 흩어진 백성들을 불러들여 안정시켰고, 나라로부터
큰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