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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岐亡羊

2013.01.04 12:12

홍석균 조회 수:3205

多(많을 다)岐(가닥나뉠 기)亡(잃을 망)羊(양 양)
여러 갈림길 때문에 양을 잃었다는 뜻으로, 학문 역시 갈래가 너무 많아 참된 진리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또한, 방침이 여러가지면 헷갈린다는 의미로도 통한다.


전국 시대에 양자라는 사상가가 있었다.
본명이 양주로 그의 사상은 극단적 개인주의가 특징이다.
어느 날, 이웃집에서 기르는 양 한 마리가 울타리를 빠져나가 달아나버렸다.
이웃 사람은 양을 찾기 위해 자기네 하인뿐 아니라 양자네 하인들까지 동원하며 야단법석을 떨었다.
"아니, 그까짓 양 한 마리를 찾는 데 왜 이리 요란을 떠는 거요?"
양자가 묻자, 이웃 사람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양이 갈림길 많은 쪽으로 달아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양을 찾으러 갔던 사람들이 한참만에 모두 빈손으로 돌아왔다.
양자는 이웃 사람에게 물었다.
"아니, 이토록 많은 사람을 동원하고도 못 찾았단 말이오?"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갈림길이 하도 많아서요."
그 대답을 들은 양자는 어쩐지 시무룩한 표정이 되어 방에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바깥에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사부께서 갑자기 왜 저러실까?"
제자인 맹손양은 스승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아, 선배인 심도자를 붙들고 물었다.
"사형, 사부님이 남의 양 잃은 일로 왜 저리 기분이 처져 계신지 모르겠소"
"까닭이 있으신 게지.
같이 가서 알아보세"
그래서 두 사람은 방에 들어가 스승을 뵈었다.
심도자가 짐짓 물었다.
"어느 삼형제가 똑같은 스승 밑에서 유가의 인의를 배우고 집에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인의란 무엇인가 하고 물은즉, 맏이는 인의는 제 몸을 아끼고 명예를 뒤로 돌리는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고, 둘째는 제 몸을 던져 명예를 지기는 것입니다 했으며, 막내는 제 몸과 명예를 다 보전하는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답니다.
삼형제의 주장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유가에서 나온 것인데, 사부님께서는 누가 옳았고 누가 틀렸다고 생각하십니까?
양자는 짐짓 돌려서 대답했다.
"물에 익숙하고 헤엄을 대단히 잘 치는 사람이 있었네.
그는 돈을 받고 배를 저어 사람들을 건너게 해 주는 일을 했는데, 사업이 잘 되니까 너도 나도 그 일을 배우려고
사람들이 몰려들었지.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헤엄을 칠 줄 모르는 사람들이어서, 일을 채 배우기도 전에 물에 빠져 죽었다네.
원래 일을 배우고자 한 것이지 물에 빠져 죽으려고 한 것이 아니었건만 세상 일이 이렇다네.
자네는 누가 옳고 누가 틀렸다고 생각하나?"
심도자는 아무런 대꾸도 못했다.
스승의 방에서 나오자, 맹손양이 심도자를 보고 물었다.
"사부님이 하시는 말씀은 동문서답이라 무슨 뜻인지 도통 알 수 없습니다.
사형께서는 아시겠소?"
"알고 말고.
사부님은 큰길에 나섰으나 갈림길이 많은 탓에 양을 잃었듯이, 학문 역시 갈래를 많이 나누어 놓았기에 본성을 잃었다.
그렇지만 학문의 근본은 역시 하나인즉, 근본으로 돌아가면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다고 비유해서 말씀하신 것이네.
양의 사건을 빌미로 학문 도야의 맹점을 깨달으시고 기분이 우울하신 것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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