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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骨

2013.03.11 11:24

홍석균 조회 수:3137

反(거꾸로 반)骨(뼈 골)
뼈가 거꾸로 되어 있다는 뜻으로, 반역의 골상을 가졌다는 말이다.
 
 
유비가 제갈양의 도움을 받아 한창 세력을 확대해 가던 무렵의 이야기다.
이 때 장사 태수 한현은 유비를 우습게 여겨 항복하라는 권유에 코웃음을 치고, 충직한 장군 황충으로 하여금 나아가
싸우게 했다.
이에 맞선 유비의 장수가 그 유명한 관우였는데, 관우는 황충을 늙은이라 얕잡아 보고 함부로 대하다가 오히려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황충은 능히 관우를 해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물이 아깝다 하여 화살도 없는 빈 시위만 당겨 경고를 주고는
성으로 돌아갔다.
성벽 위에서 이 광경을 내려다본 한현은 즉가 황충을 포박했다.
"네놈이 적과 내통했기에 적장을 살려 보내지 않았느냐.
내가 다 보았다!"
그러면서 도부수로 하여금 황충의 목을 베라고 호통쳤다.
그 위기일발의 순간에 어디선가 한 장수가 달려나와 도부수를 죽이고 황충을 구출하며 소리를 질렀다.
"황장군은 우리 장사의 방벽 같은 분이니, 이분을 죽임은 모든 백성들을 죽이려는 것이나 같다!
대체로 한현의 하는 짓이 이 모양으로 포악하고 현명하지도 못하니, 어찌 그를 태수로 받들고 따르겠는가?
한현을 죽이고 우리 목숨과 이 성을 구할 때가 왔다.
모두 나를 따르라!"
사람들이 놀라서 보니 의양 사람으로 한현 밑에 와서 객장으로 있는 위연이란 장수였다.
어쨌든 한현은 성질이 용렬하고 괴팍스러워 인심을 크게 잃고 있었으므로, 위연이 봉기를 부추기자 거기에 호응하는
군졸들이 의외로 많았다.
이에 용기를 얻은 위연은 자기를 따르는 군졸들과 백성들을 이끌고 청당으로 뛰어들어가서 단칼에 한현을 죽여
버렸다.
그런 다음 목을 잘라 가지고 유비에게 달려가 투항했다.
유비는 황충과 함께 위연마저 수하로 얻게 된 일을 무척 기뻐했으나, 놀라운 일은 제갈양의 태도였다.
제갈양은 위연이 관우를 따라 들어오자마자 도부수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여봐라, 저놈을 당장 끌어내어 목을 쳐라!"
유비는 깜짝 놀라 제갈양을 쳐다보았다.
"아니, 장사를 얻는 데 누구보다 공이 큰 위연을 군사께서는 어째서 죽이려 하시오?"
"녹을 먹으면서 그 주인을 베었으니 불충이요, 자기가 사는 땅을 들어 바쳤으니 불의인 것입니다.
게다가 위연의 골상을 보아하니 뒤통수에 반골이 있습니다.
나중에 배반할 것이 틀림없은즉, 미리 화근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설령 그렇더라도 굳이 위연을 벤다면 다른 투항자들은 심정이 어떨 것이며, 앞으로 귀순해 오는 사람이 있으리라고
어찌 기대한단 말이오?
이번만은 살려 주고 앞으로 스스로 경각심을 갖도록 함이 좋지 않겠소?"
유비가 간곡히 말하자, 제갈양은 비로소 태도를 누그러뜨리며 위연을 가까이 불렀다.
"주군의 너그러우심 때문에 목숨을 부지한 줄 알고 충성을 다해라.
만약 추호라도 두 마음을 품는 기미가 보일 시에는 가차없이 목을 벨 것이다."
이런 거북한 절차를 거쳐 유비의 장수가 된 위연은 용맹하고 지략도 뛰어나서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자기 재주를
과신하여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심지어 당대 제일의 군략가로 세상이 인정하는 제갈양조차 글이나 읽고 말재간만 뛰어난 인물로 깎아내렸고,
자기가 투항할 때 모욕당한 일로 앙심까지 품었다.
겉으로는 복종심을 보이면서도 속으로는 코웃음을 치며 언젠가는 내가 너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테다 하고
별렀다.
훨씬 나중에 유비와 관우, 장비도 죽고 제갈양마저 병으로 죽었을 때, 위연은 마침내 본성을 드러내어 군사권을
장악하려고 했으나, 제갈양이 죽기 전에 미리 짜 놓은 계략에 걸려 마대라는 장수의 손에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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