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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2014.08.22 20:10

셀라비 조회 수:2598

50대만 보시라 ㅎ ㅎ
이름없는 세대 50대여!
지천명(地天命),
사람들은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
하늘과 땅을 호령할 수 있는 세대...
그러나,
누가뭐래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어린시절..
동무들과 학교가는 
 길모퉁이엔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미꾸라지와 송사리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지방뺀 우유를 얻어 먹으려 줄을서고.
고아원 패거리들이
 왜 싸움을 잘하는 이유를 몰랐던
 그때 그 시절을 살아온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생일때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하나 묻어서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가던 날에는 책보속에 사과2개,
계란3개,사탕 1봉지,,,, 
그 중 반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을 위해
 꼭 남겨와야 하는걸 이미 알았던 
 그 시절...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제 식민지 시절을 아파 하던 
아버님...
등에 업고 6.25피난 길을 떠났던 어머님..
너희 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 밥상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애기 할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 시절을 같이 격지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 사이에서
 말없이 
고구마에 김치를 얹어 먹으며....
누런 공책에 바둑아 이리와
 영희야 이리 오너라 나하고 놀자를
 몽당 연필에 침묻혀 쓰다가..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던 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없는 세대였다.
배우기 시작한 때부터 외운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 줄 알았고
 무슨 이유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학교 골마루에서 고무공 하나로
30여명이 뛰어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검은 교복에 빡빡머리,
중학교, 고등학교, 6년간을
 지옥문보다 무서운 교문에서 
 매일 규율부원에게 얻어맞는 친구들을 보며 
 나의 다행스런 하루를 스스로 대견해 했고, 
성적이 떨어지면 손바닥을 담임 선생님께 맡기고 
 걸상을 들고 벌서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였으며,
이름없는 국화 풀빵집, 제과점에서 여학생과 놀다, 
학생지도 선생님께 잡혀 정학을 당하거나,
연애박사란 글을 등에 달고,, 교무실, 화장실..
벌 청소를 할 때면 지나가던 선생님들에게 
 머리를 한대씩 쥐어 박혀도,
시간이 지나면 그게 다 무용담이 되던 그때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4.19 세대의 변절이니
 유정회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들이 
 자동 거수기니, 애국자이니, 말들이 분분하고 
 뇌물사건 때마다 빠지지 않고 간첩들이 잡히던 시절...
말 한마디 잘못해서 어디론가 잡혀갔다 와 
 고문으로 병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술집에 모여 숨을 죽이면서 들었으며,
"잘 쓴 책 한권 때문에 폐인이 되어버린 어느친구의 아픔을 소리 죽여 이야기 하며,, 
스스로 부끄러워 했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빛깔 좋은 유신군대에서,
대학을 다니다 왔다는 이유만으로
 복날 개패듯 얻어 맞고, 탈영을 꿈꾸다가도
 부모님 얼굴 떠올리면 참았고,
참다 못해 차라리 월남 전쟁터를 지원하고,
병신되고, 죽고, 고엽제에 시달려도,
조국 재건에 발판이 되었다고 자부하던때,
그 시절에도 우린 이름없는 세대였다.
쥐꼬리만한 월급쟁이 시절
 동료들과 쓴소주 한잔 곁드리며, 
아픔 달래던 노총각 시절 
80년 그 어두운 그림자는 드리워지고 
 데모대열 속에 끼어 이리저리 내몰리면 
 어쩔 수 없이 두 편으로 나뉘어
 최루탄 피해왔던 시절 그때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제세대, 6.25 세대, 4.19 세대, 5.18세대, 
모래시계 세대.... 등등 
 자기 주장이 강하던 신세대 등
 모두들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도
 가끔씩 미국에서 건너온 베이비 붐 세대 
 혹은 6.29 넥타이 부대라 잠시 불렸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가지지 못했던 불임의 세대였다.
선배 세대들이 꼭 말아쥔 보따리.. 
구걸하듯 풀러서 겨우 일을 배우고, 
꾸지람 한마디에 다른 회사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후배들에게 잘 보이려구 
 억지로 신세대 노래 골라 부르는 쉰 세대들..
아직은 젊다는 이유로 
 후배 세대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임금 인상, 처우 개선 등 맡아서 주장하는 세대... 
단지 과장, 차장, 부장, 이사 등....
조직의 간부란 이유로 조직을 위해, 후배를 위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세대들...
팀장이란 이상한 이름이 생겨서
 윗사람인지, 아랫사람인지 알지도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노조원 신분이 아니여서 
 젊은 노조원들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드러누운 정문을 피해 쪽문으로 회사를 떠나는 세대들...
IMF에 제일 먼저 수몰된 
힘없는 세대...
오래 전부터 품어온 불길한 예감처럼 
 맥없이 무너지는 세대,,,
벌써 몇몇 친구들은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덜컹 내려앉는 가슴을 쓰러 내리며 눈물 흠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우리만의 이름 하나쯤 만들어 부르고 싶다.
권력자들 처럼 힘있고 멋지게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평범하게 살아 보려고 발버둥 치다 
 어느날.. 
 늘어난 흰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을 삶을 뒤 돌아보니. 
늙으신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떠나시고 
 아이들은 성장했지만.
 제갈길들 바쁘고
 다른길은 잘 보이지 않고,
벌어 놓은것은 노후를 지내기도 빠듯하고,
일손 놓기에는 너무 이르고
 도전하기에는 이미 늦은 사람들,..
회사에서 이야기하면 알아서 말 잘 듣고,
암시만 주면 짐을 꾸리는 세대.
주산의 마지막 세대,,
컴맹의 제 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그런 일들을 이제와서는 미안해 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 세대라 부른다.
50을 이미 건넜고,
60대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리는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에서 
 바둑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소주한잔 마시고 집에 오는 늦은 밤. 
골목길 포장마차에서 팔지 못해 애태우는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한봉지 사들고 와서
 식구들 앞에 내 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 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들..
모든 사람들이 세대 이름을 가지고 있듯
 우리도 우리를 이야기 할때,
여지껏 이름없이 살아온 세대가 아닌
 이제야 당당히 우리만의 이름을 가지게된 
"기막힌 세대"
바로 이땅의 50대들이 아닌가....
고속 성장의 막차에 올라 탔다가
 이름 모르는 간이역에 버려진 세대.
이제 우리가 우리를 퇴출이라고 부르는...
진정 우리는 이렇게 불림을 운명으로 받아 들이며,,
관으로 들어가 자연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이 땅의 50대들이여....!!
스스로 일어날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맙시다... 
아직은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았잖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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