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墨翟之守

2013.02.26 10:20

홍석균 조회 수:3391

墨(먹 묵)翟(꿩 적)之(의 지)守(지킬 수)
묵적의 지킴이라는 뜻으로, 자기 소신을 끝까지 지키는 고집을 말한다.
 
 
묵적은 목자의 본이름이다.
그는 초나라가 성벽을 타넘을 수 있는 특수 사다리를 개발하고는 기고만장하여 당장 송나라를 쳐들어가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초나라로 달려갔다.
초나라 도읍 영(郢)에 도착하자마자 우선 실력 있는 조정 대신 공수반을 찾아가 만나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상공께 부탁할 일이 있어서 찾아뵈었습니다."
"부탁이라니, 그게 무엇이오?"
"북쪽에서 사는 어떤 작자가 이 사람을 매우 모욕했습니다.
저는 그럴 힘이 없으니 상공께서 저를 대신해 그 자를 죽여 주십사 하고요."
그 말을 들은 공수반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나는 의를 중히 여기는 사람이오.
남의 사사로운 원한 관계에 개입하여 살인할 사람으로 보지 마시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묵자가 얼른 대꾸했다.
"아, 그렇습니까?
상공께서는 그토록 의를 중히 여기시면서 어찌하여 구름에 닿을 만큼 높은 사다리까지 만들어 가지고 아무 죄 없는
송나라 백성들을 죽이려고 하지요?
잘 아시다시피 초나라는 영토가 너무 커서 오히려 백성들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그 모자라는 백성을 전장에서 죽게 만들어 더욱 부족하게 하는 것은 무익한 일이며, 무고한 송나라 백성들을 죽이는
것은 불의한 일입니다.
이처럼 무익하고 불의한 일인 줄 알면서도 임금께 간언하지 않는다면 충신이라고 할 수 없으며, 간언을 해도 임금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강직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상공께서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전쟁으로 살상을 꾀하는 것은 이 이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곡을 찔린 공수반은 대꾸할 말이 없었다.
대답이 궁해진 그는 묵자가 왕을 알현하도록 주선하는 것으로써 곤란한 처지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묵자는 초왕을 교묘한 말로 설득하기 시작했다.
"화려한 수레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웃의 헌 수레를 훔치려고 하는 자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야 도적놈 심보를 가진 자가 아니겠소."
"자기 집에 쌀밥과 고기반찬이 있으면서 이웃의 술찌끼를 훔치려고 하는 자는요?"
"그 역시 도적놈 심보겠지요."
"값비싼 비단옷을 두고도 이웃의 헌 베옷을 훔치려고 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허허허, 마찬가지로 도적놈 심보라고 해야겠지요."
이렇게 복선을 미리 깔아 놓은 묵자는 드디어 본론에 들어갔다.
"전하의 나라는 사방 5천 리나 되고 송나라는 겨우 5백 리에 불과하니, 이것은 화려한 수레와 찌그러진 수레의 비교나
다를 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하의 나라의 넓은 산야에는 갖가지 짐승들이 수없이 뛰놀고, 양자강과 한수에는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할 정도로
어종이 풍부한 반면에, 송나라에는 그런 것이 없다시피하니, 이것은 쌀밥에 고기반찬과 술찌끼의 비교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또, 전하의 나라에는 좋은 재목감인 아름드리 수목이 울창하지만, 송나라에는 변변한 숲 하나 없는 실정이므로
이것은 값비싼 비단옷과 헌 베옷의 비교에 해당할 것입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데, 이와 같은 명백한 우열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초나라가 송나라를 침공하는 것은 방금 전하께서
말씀하신 도적의 심보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꾸할 말이 없어진 왕은 우물쭈물하다가 겨우 말했다.
"과인은 공수반이 운제계를 개발해 실험해 볼까 했을 뿐이오."
"외람된 말이오나, 그 운제계가 실은 별로 쓸모 없는 물건인 줄 압니다."
그 말에 공수반이 발끈했다.
자기 발명을 깎아 내리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이 보는 앞에서 모의전을 벌여 그 결과를 가지고 전쟁의 여부를 가름하기로 했다.
그 결과는 묵자의 승리로 끝났다.
아홉 번 겨루어 아홉 번 다 이긴 것이다.
그 광경을 지켜 본 왕은 즉시 송나라 침공 계획을 없었던 일로 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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