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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珠暗投

2013.02.15 11:40

홍석균 조회 수:3188

明(밝을 명)珠(구슬 주)暗(어두울 암)投(던질 투)
빛나는 구슬을 어두운 데 던진다는 뜻으로, 귀한 보물도 남에게 예를 갖추어 전달하지 않으면 도리어 반감을 산다는 의미다.


전한의 경제한테는 효왕이라고 하는 배다른 아우가 있었는데, 야심과 욕망의 화신 같은 인물이었다.
그는 태후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음을 기화로 노골적으로 경제의 후계를 욕심내었다.
경제한테는 보위를 물려 줄만한 아들이 없어 아직 태자를 책봉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이 죽고 나면 여러 황족들 중에서도 자기가 승계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태후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졸랐다.
"그야 왕을 젖히고 누구로 하여금 대통을 잇게 하겠소."
태후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또한 태후는 효왕의 앞길을 터 주기 위한 원모심려로 효왕이 대궐에 들어올 때마다 막대한 금품을 주어, 그것을 자금으로 
유명 인사들과 적극 사귀게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효왕은 자기 영지인 하남성으로 돌아가 궁궐을 증개축하고 추양과 같은 명사들을 초청하여 성대한 연회를 여는 등 
나름대로 기반을 닦아 나갔다.
그러나 그가 명사들을 우대하는 것은 세상의 평판을 얻기 위한 방편일 뿐이었고, 내심으로는 경멸하였다.
그들에게 큰 기대를 걸기보다는 양승같은 책사와 긴밀히 모의하여 대궐에 첩자를 침투시키는 등 중앙의 정보 염탐에 더 
혈안이 되어 있었다.
"저래서는 될 일도 안 될텐데."
염려스러워진 추양은 효왕에게 진중해야 한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충고했으나, 효왕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추양은 효왕의 눈밖에 나버렸고,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양승의 무고에 걸려 투옥되고 말았다.
옥에 갇힌 추양은 자기의 결백을 주장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는데, 그 글 속에서 어둠 속에 던져진 밝은 구슬 같은 자기 
처지를 기막히게 표현했다.
그 글을 보고 효왕도 느끼는 바가 있어서 추양을 석방했다.
한편, 조정의 사정은 효왕이 바라는 바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원앙같은 유력한 중신들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다른 사람이 태자로 책봉되고 만 것이다.
"이놈들이 나를 따돌렸겠다.
어디 두고 보자!"
효왕은 분노에 떨며 복수를 꾀했다.
원앙을 암살하여 분을 풀려고 여러 명의 자객을 도성으로 올려 보낸 것이다.
자객은 따로따로 출발했는데, 그 중의 하나는 그나마 사리분별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원앙의 인격을 칭찬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바뀌어, 그를 찾아가 실토해버렸다.
"상공을 해하려는 자들이 있으니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원앙은 깜짝 놀라 나름대로 그에 대한 대비를 했으나, 끝내 마수를 피하지 못하고 다른 자객에게 피살되고 말았다.
그런데 원앙의 죽음은 죽음 그 자체로 끝나지 않았다.
이 소식은 우선 경제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것은 필경 효왕이 꾸민 흉계가 틀림없다!"
격노한 경제는 사문사를 파견해 효왕을 엄중히 추궁하고, 주모자의 목을 베어 올리라고 요구했다.
그처럼 일이 커지자 효왕은 실로 난감했다.
양승을 궁궐 속에 깊이 감추고 어떻게든 변명해서 넘어가려고 했으나 황제의 분노를 가라앉힐 방법이 없자, 하는 수 없이
양승을 자결하도록 하여 그 시체를 사문사에게 보여 주었다.
그렇지만 사문사는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고 더욱 분명한 사건 해명을 요구했다.
"내가 추양의 고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바람에 오늘 이 핍박을 당하는구나!"
몹시 후회한 효왕은 추양을 불러 상객으로 대접하고, 이 난감한 처지를 모면할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고 애원했다.
"주군께서 정 그렇게 말씀하시니, 이 늙은이가 도성에 한번 올라갔다 와야겠습니다."
"제발 그렇게 해 주시면 그 은혜는 실로 백골난망이오."
상경한 추양은 조정의 유력한 대신들을 만나 효왕을 변호하고, 경제가 총애하는 왕미인을 구워삶았으며, 태후를 찾아가
효왕을 위해 적극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추양의 그런 전방위 노력이 결실을 맺어, 마침내 경제는 효왕에 대한 노여움을 풀고 사문사를 소환해 올림으로써 사건을
일단락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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