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奇貨可居

2012.12.22 13:12

홍석균 조회 수:3581

奇(기이할 기)貨(재물 화)可(옳을 가)居(있을 거)
진기한 물건은 사 둘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훗날 큰 이익으로 돌아올 물건이나 사람한테 투자를 해 두는 것을 말한다.


전국 시대 말엽, 한나라의 큰 장사꾼 여불위는 조나라 도읍 한단에 갔다가 진나라 소양왕의 손자인 자초를 우연히
알아 친하게 되었다.
자초는 볼모의 신분으로 조나라에 와 있었는데, 그 동안 두 나라 관계가 나빠지는 바람에 신분에 어울리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찬밥 신세로 떨어져 있었다.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을 발견했다고 기뻐한 여불위는 장사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늙은 아버지한테 지혜를 구했다.
"밭을 갈아 농사를 지으면 한 해에 어느 정도의 벌이가 될까요?"
"많아야 10배 정도겠지"
"보석에 투자를 하면요?"
"그건 넉넉잡아 100배쯤 될까"
"그럼 한 나라의 임금을 만드는 경우의 투자 효과는 어떨까요?"
"그야, 천만 배도 더 되겠지.
하지만 그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여불위는 기뻐하며 아버지에게 자초의 이야기를 했다.
"소자가 보기에 자초 공자는 지금 불우한 처지에 있을망정 눈빛에 정기가 돌고 식견이나 태도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투자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설명하여 아버지한테 동의를 구한 여불위는 조나라에 다시 가서 자초를 만났다.
"공자님의 부친이신 안국군께서는 연로하신 부왕의 뒤를 이어 머잖아 보위에 오르실 것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정빈이신 화양부인에게는 소생이 없으므로, 부득이 공자님을 비롯한 여러 서출 왕자들 중에서
어느 한 분을 세자로 세워야 합니다.
그럴 경우, 과연 어느 분이 영예를 입게 될까요?"
"글쎄요.
배다른 형제가 무려 스무 명이나 돼서...."
"공자님은 어떻습니까?"
"나야 타국에 와서 붙잡혀 있는 몸이니 누구보다 불리한 조건이겠지요"
한숨을 섞어 말하는 자초에게 여불위는 바짝 다가앉았다.
"그렇게 절망적으로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공자님을 도와 드리겠습니다"
"아니, 어떻게?"
"저한테 천금이 있으니, 공자님의 이름으로 화양부인께 좋은 선물을 올려 환심을 사 두겠습니다.
그런 한편 공자님이 귀국하실 수 있도록 백방으로 손을 쓰겠습니다."
감격한 자초는 여불위의 손을 덥썩 잡으며 말했다.
"만일 천만다행으로 내가 보위에 오를 수만 있다면, 맹세코 공과 더불어 평생동안 부귀를 함께 나눌 것이오."
여불위는 귀국하자마자 막대한 헌상품을 가지고 화양부인을 찾아가 자초가 전하는 물건이라며 전했다.
그리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부인에게 은근히 말했다.
"자초 공자께서는 마마를 여간 존경하시지 않습니다.
외람된 말이지만, 마마께서는 그분을 아들로 삼으시면 장래가 편안하시리라 여겨집니다.
여러 공자님들 중에 그분을 덮을 만한 인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럴 것 같군요.
하지만 자초가 조나라에 붙들려 있으니 어쩌지요?"
"그 야 방법이 왜 없겠습니까?"
화양부인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한 여불위는 조정 대신들을 구워 삶아 자초가 귀국할 수 있는 길을 트도록 했다.
그렇지만 양국의 정치적 이해에 걸려 공식적인 귀국이 용이하지 않자, 많은 돈을 가지고 조나라에 다시 들어가서
성문 수비병들을 매수한 다음, 장사꾼으로 변장시킨 자초를 감쪽같이 빼내어 진나라로 데리고 왔다.
이렇게 해서 귀국한 자초에게 여불위는 자기 씨앗을 잉태한 천하절색의 애첩 조희까지 헌납하여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막대한 재력과 탁월한 말솜씨로 그를 적극 지원하여 세자로 세우는 데 성공했다.
마침내 자초는 왕위에 올라 장양왕이 되었고, 여불위는 재상이 되었다.
장양왕은 불과 3년 만에 세상을 떠났지만 여불위는 상국의 지위에 올라 영화를 더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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