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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루마니아 영웅 에서  독재자 로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대통령 처형(1989년)

*그때 우리 나라에서는
1988년/제6공화국 출범. 서울, 제24회 올림픽 개최. 국회청문회 열림.

1989년 12월 27일, 루마니아 텔레비전은 대통령 차우세스쿠와 그 부인
엘레나 부통령의 재판기록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방영했다.
차우세스쿠는 쓰고 있던 털모자를 집어던지며 화가 난 표정으로 뭔가를
말했으며, 옆에 앉은 엘레나는 시종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후 이들은 총살형에 처해졌다.
구국위원회는 두 사람이 12월 25일 비밀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형집행 직후의 두 사람의 시체를 찍을
사진이 일간지 머릿기사를 크게 장식했다.
차우세스쿠는 1918년 부쿠레슈티 근교에서 농부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15살 때인 1933년부터 공산당 활동을 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반나치 운동을 벌여 수차례 투옥되었다. 사람들은 그를 루마니아의
영웅이라고 불렀다. 1965년 공산당 서기장이 되고, 74년에 유럽 최연소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여타의 동유럽 사회주의국들과는 달리 분명한 독자노선을 걸었다.
68년 바르샤바 조약국의 체코 침공을 비난했으면,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추진한 중공업정책이었다. 석유파동이 일어나자 수출
위주의 석유화학공업에 치중한 그의 중공업정책은 수출 비용의 엄청난
증가로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석유화학 투자에 끌어들인 외채  110억
달러를 갚을 길이 막막해졌다.
어쩔 수 없이 차우세스쿠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외채상환에 두고 극도의
긴축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식량, 원자재 등 수출할 수 있는 것은
무어든 수출했다. 국민들은 희생과 인내로 견뎌야 했다. 1인당 육류
배급량 월 500g, 빵 하루 160g, 영하 25도의 강추위가 계속되는데 전력과
휘발유 공급까지 제한되어야 했다.
국민의 드높아지는 불만과 쿠데타 위협을 누르기 위해 차우세스쿠는
족벌체제를 구축했다. 군대가 미덥지 않자 보안군에게 각종 특혜를 주어
자신의 친위대로 키웠다. 보안군 내에는 비밀경찰을 두었다.
차우세스쿠의 몰락은 89년 12월 16일 루마니아 서부 티미시와라에서
시작되었다. 이 지방은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헝가리 영토였으며,
주민의 대부분이 헝가리 인이다. 이날의 시위는 이들 헝가리인의
인권옹호에 앞장섰던 개신교 목사 토에케스를 국외로 추방하기 위해
경찰이 강제연행하는 데 항거, 주민들이 인간사슬을 만들어 저항한 데서
비롯되었다. 경찰은 이들에게 무차별 발포, 대규모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닷새 후인 21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광장에서는 관제
궐기대회가 열렸다. 차우세스쿠의 사진과 그를 칭송하는 수많은 현수막이
내걸린 가운데 수십만의 군중이 모였다.
차우세스쿠가 연단에 올라 지난 주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시위를
제국주의자들과 그 스파이들에 의해 야기된 것 이라고 격렬히 성토했다.
순간 군중 속에서 야유와 함께 차우세스쿠 퇴진을 외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사람들은 일제히 그에 호응했다. 궐기대회를 생방송하던 국영
텔레비전 화면이 갑자기 텅 빈 하늘을 보여주더니 노래가 나오다가 이내
흰 브라운관으로 변해버렸다. 그런데 국영 라디오는 한동안 분노에 찬
군중들의 외침을 방송하는  실수 를 저질렀다. 함성은 곧 아비규환으로
바뀌고 방송은 중단되었다. 보안 요원들은 군중을 무차별 구타하고
체포했으며 현장에서 8명을 즉결 처분했다. 잠시 후 차우세스쿠는 다시
연설을 계속했다. 그러나 그날 밤 늦게까지 부쿠레슈티 시는 시민과
학생들로 이루어진 수만명의 시위대로 들끓었다.
다음날 22일, 시위   계속되었다. 보안군의 총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오후, 병사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진압에 투입되었다가 시위대에 가세한
루마니아 정규군이 장갑차를 앞세우고 성난 시민과 함께 대통령 관저로
행진해왔다. 차우세스쿠는 군중에게 연설하려다가 야유를 받고 부인
엘레나와 함께 공산당 본부 건물 옥상에 대기시켜 놓은 헬리콥터를 타고
도피했다. 이어 부쿠레슈티 라디오 방송국은 마네스쿠를 중심으로 하는
구국위워회가 전권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3일 후 구국전선은 비공개 비밀 군사재판을 열어 차우세스쿠
부부를 전격적으로 처형시키고, 국민에게 녹화 테이프를 공개했다. 그러나
그 테이프는 절반 이상이 삭제되어 본래 2시간짜리가 45분짜리로 줄어
있었다.
 우리는 루마니아 역사를 피로 물들인 소름끼치는 독재자를 제거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행복해지자.
구국위원회는 방송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루마니아의 영웅에서
소름끼치는 독재자로 전락한 차우세스쿠의 몰락은 불과 일주일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다. 루마니아에는 전 공산당 중앙위원회 서기
일리에스쿠를 대통령으로 하는 새 정부가 출범,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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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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