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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고르바초프, 페레스트로이카 추진(1986년)

*그때 우리 나라에서는
1980년/광주민주화 항쟁 발발
1981년/제5공화국 출범
1983년/KAL기 소련에 피격. 버마 아웅산 묘소 폭발 사거

1986년 2월 25일부터 3월 6일까지 모스크바 크레믈린 궁에서 소련 공산당
제27차 대회가 열렸다. 5년 만에 열린 이 대회에는 소련공산당 사상
처음으로 서방측 공산당과 사회당, 좌익정당 대표들이 초청되어 총
113개국 152개 정당, 대의원 4,993명이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처음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났다.
서기장 고르바초프는 정치보고에서 소련 경제의 타개와 정치 개혁을 위한
당의 기본방침을 제시했다. 그는 소련사회의 침체가 주로 주관적
요인들-타성, 관료주의, 관리형태아ㅗ 방법의 경직성, 동적인 사업경향
감퇴-때문이라고 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현대 과학기술 진보의 성과를
기반으로 하는 국민경제 재편, 식량 문제의 최우선 해결, 새로운 경제관리
메커니즘 창출, 경제성장 잠재력 활성화, 인민의 복지증진과 사회적
공정성 확립을 주장했다.
개혁의 골자는 경제제도 개편과 스탈린식 관료주의의 극복이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줄지어 늘어선 사람들, 돈은 있어도 살 물건이 없는 만성적인
물자부족과 상품 품귀현상, 실업자는 없지만 아무도 열심히 일하지 않는
무시안일주의와 형식주의의 만연 등등 소련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스탈린식 사회주의라는 왜곡된 형태에서 비롯된 것이니만큼
마라크스-레닌주의로 되돌아가 제대로 된 사회주의를 해보자는 것이다.
이후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는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을 대변하는 용어가 되었다.
고르바초프는 일약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가로 떠올랐다. 그의
개혁정책은 사회주의권은 물론 자본주의권에도 지대한 관심거리이자
중대한 변수가 되었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영향을 제일 먼저 받은 곳은 동유럽이었다. 동유럽
각국은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 중 민족해방운동을 전개, 독립을 쟁취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 민족해방운동을 지원한 소련의 영향하에 전후
동유럽에는 사회주의 국가가 대거 들어섰다. 소련 사회주의가 갖고 있던
문제들은 고스란히 동유럽에 이전되었으며, 혹은 더욱 왜곡된 형태로
인민을 억눌렀다.
유고슬라비아의 화보잡지 오스미카 에 실린 한 풍자기사를 보자.
사회주의의 6개 경이 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기존 사회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첫째, 실업은 없으나 아무도 일하지 않는다. 둘째, 아무도 일하지 않으나
모두 임금을 받는다. 셋째, 모두 임금을 받지만 이것으로 아무것도 살
수가 없다. 넷째, 아무것도 살 수 없지만 만인은 모든 것을 소유한다.
다섯째, 만인이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지만 만인이 불만이다. 여섯째,
만인이 불만이지만 선거 때는 모두 체제에 찬성투표를 한다.
동유럽 인민들은 개혁과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헝가리,
체코, 폴란드, 불가리아, 동독에서 수십, 수백만이 모인 대규모 시위가
연일 벌어졌으며, 각국의 공산당은 자국책으로 개혁과 개편을 서둘렀다.
1989년 11월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 에 사회주의 사상과 혁명적
페레스트로이카 라는 제목의 고르바초프 연설문이 실렸다. 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를 제창하며 동유럽의 개혁을 지지했다.
... 이제 우리는 처음에 제기한 근본적인 문제, 즉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이해 속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가? ...
우리는 어떤 이상적인 미래의 모델 에 대한 서술에 노력을 집중해왔다.
그리고 그 모델에 따라 사회 속에서 진행되는 변화들을 짜맞추려고 했다.
.... 하지만 삶은 객관적 조건에 따라 다른 길로 움직여갔다. 삶을 예정된
도식에 따라 강제로 움직여가려는 노력은 교조주의, 이데올록적 잔혹성,
폐쇄성, 자기기만, 인간과 역사에 대한 억압을 초래했다.
인민은 기다리기에 지쳤다. 그들을 맹목적으로 믿게 하려는 실행되지도
않는 호소와 약속이 너무 많았다. ... 결국 위대하고 강력한 국가를 세운
후에 국가는 모든 문명국가에서 누려야 할 당연한 삶의 조건들을 대중에게
창조해주지 못했던 것이다.....사회주의의 새로운 모습-이것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이다. 이는 마르크스 사상과 완전히 일치하며 미래의
사회는 실현된 휴머니즘이다. 그러한 사회의 창조가 바로
페레스트로이카의 중요한 목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인도적인 사회주의를 건설할 것임을 단언한다. ...
페레스트로이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 미래는 고르바초프의
예견처럼 낙관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동유럽 사회주의는 결국
무너졌으며, 공산당은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고, 시장경제가 도입되었다.
동유럽 최강의 부국 동독은 서독으로 흡수통합되어 지도상에서 그 이름이
사라졌다. 인민은 공산당을 선택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소련은
각 공화국의 분리독립운동으로 인해 연방이 해체되고 독립국
공동체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라는 이름의 훨씬 느슨한
형태로 변모했다. 이전의 소련이 지녔던 사회주의 종주국으로서의 강력한
파워는 사라진 지 오래다.
페레스트로이카와 사회주의의 미래, 이것이 어디로 갈 것이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페레스트로이카로 인한 동유럽과 소련의 변화는 어떤
이념이든간에 인민의 삶을 억누르고 그 자발성과 창조력을 무시하면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인간은 누구든지 공평한 삶의
기회를 누리며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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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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