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사회.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하루하루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연 내년에는 어떤 기술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까? 전문가들은 오는 2014년에는 이론이나 개념에 머물렀던 ICT 기술이 다양한 기기로 현실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와 미국 리서치기관인 가트너는 12일 2014년 주목받을 ICT 10대 기술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알뜰폰을 비롯해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광고, 정보보안·개인정보보호, 빅데이터, 모바일 커머스(전자지갑) 등 다양한 ICT 신기술들이 포함됐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2014년은 ICT에 대한 관심이 정점을 찍고 현실화되는 전환기가 될 것”라며 “스마트 안경·시계·의류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이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현실에서 ICT를 체감할 수 있는 한해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① 알뜰폰
알뜰폰(MVNO) 가입자는 2012년 1분기 68만명에서 올해 3분기 213만명으로 분기당 평균 21%씩 늘고 있다. 전체 가입자 대비 알뜰폰 비중도 2012년 1분기 1.3%에서 올해 3.9%로 3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알뜰폰 시장의 성장은 CJ헬로비전, SK텔링크 대기업의 참여로 기존 약점으로 꼽이던 유통망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14년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규제와 이용자들의 저가폰·요금제 등의 수요로 알뜰폰 시장의 확대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②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2014년 사물인터넷 시장은 그동안 공공재나 산업시설물에 적용됐던 영역에서 벗어나 가전, 자동차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은 유무선 인터넷에 연결해 물체와 물체간의 정보를 교환하는 신개념 인터넷 서비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TV, 냉장고, 에어콘 등 가전제품에 네트워크를 연결시키고 스마트폰을 통해 작동할 수도록 만들고 있다. 또 북미시장에는 와이파이가 탑재된 냉장고를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내년 4월 출시예정인 쏘나타 풀체인지모델(완전변경)에 와이파이를 탑재해 자체적으로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만들 예정이다.
③ 모바일 메신저
중국 텐센트의 위챗, 네이버 라인, 카카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는 전세계 이용자가 10억명을 돌파하는 등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95%가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바일 메신저가 가입자 확보에 치중했다면 2014년에는 본격적인 수익모델 확보와 글로벌 진출 경쟁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 사용비율이적은 미국 시장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④ 모바일 광고
최근 광고가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면서 ‘귀찮은’에서 ‘유익한’으로 인식이 바뀌어 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E마켓터에 따르면 모바일 광고시장은 2013년 166억5000만달러 규모로 지난해(88억달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광고시장에서 모바일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3.2%의 적은 수준이지만, 그 성장 속도는 남다르다. 2014년에는 리워드애플리케이션(광고를 보면 돈을 주는 앱)과 런처앱(시작화면 앱)을 통한 모바일 광고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⑤ 웨어러블 컴퓨터
내년에는 이른바 입는 컴퓨터로 불리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현실에 등장할 전망이다. 이미 구글이 개발자 버전으로 출시한 구글 글래스는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를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도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에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주변기기·콘텐츠를 개발중이며, 애플은 손목시계 특허출원과 함께 100여명의 신규 디자이너를 고용했다.
⑥ 정보보안
최근 스마트폰, 패드 등 스마트 기기의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모바일 정보보안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모바일 환경의보안 이슈로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단말기 분실, 네트워크 접속 등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보안 솔루션 개발중에 있다. 특히 2014년 각종 웨어러블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도촬, 도청 등의 사생활 침해에 따른 개인정보보호 기술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모바일 악성코드 발견 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1649건에서 지난해 6만5227건으로 4년만에 40배 가까이 증가했다.
⑦ 빅데이터
빅데이터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ICT 업계의 화두가될 전망이다 2014년공공 및 민간 업체들이 빅데이터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예산을 집행할것이라는 전망때문이다. 실제 11일 삼성전자는 빅데이터 분석과 예측 역량 강화를 위해 빅데이터 센터 건립을 발표했다. 세계 빅데이터 시장규모는 매년 약 26~48% 성장하고 있다. 국내 빅데이터 시장규모는 2015년 약 2억6320만달러, 2020년에는 약 9억달러(약 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⑧ 모바일 커머스(전자지갑)
올해 9월 티켓몬스터를 비롯한 소셜커머스들의 모바일 매출 비중이 평균 5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2014년 모바일 커머스가 PC를 제치고 주거래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전자지갑 시장 규모도 미국에서 연평균 45% 성장하고 있다. 전자지갑 산업은 오는2016년 모바일 커머스 시자의 22배,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2.1배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⑨ 미디어(OTT)
OTT(Over the Top)란 기존의 통신 및 방송 사업자와 더불어 제 3사업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 등의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CJ헬로비전이 출시한 ‘티빙(Tving)’이나 KT미디어허브의 ‘올레TV모바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에릭슨이 발표한 ‘TV와 미디어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인 TV수상기를 통한 방송 시청시간은 30분가량 줄어든 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비디오 시청은 45분이상 증가했다. 2014년 부터는 국내 통신사들과 함께 구글, 넷플릭스, 애플 등 해외 서비스들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본경적인 경쟁을 펼칠것으로 예상된다.
⑩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Enterprise Mobility)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는 기업의 직원,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언제 어디서나 기업의 정보와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모바일 IT환경을 말한다. 2014년 국내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시장은 6조94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2017년까지는 연평균 4.7%씩 성장해 2017년에는 7조6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KT는 통합 모바일 보안 솔루션을 출시했고 기업용 메신저 ‘올레 비즈톡’을 선보이기도 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도 모바일 오피스, 기업용 지도엔진 등 다양한 기업용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